서울 시내에서 한 시민이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모습/연합뉴스

신용카드 업계 1위 신한카드와 2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삼성카드·KB국민카드에서 최근 잇따라 사고가 발생해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나섰다.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 앱에서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한 고객이 지난 20일 KB국민카드 앱에서 자신의 비밀번호로 로그인을 시도했지만 다른 고객의 계정으로 로그인됐다. 이 고객은 전혀 모르는 다른 KB국민카드 고객의 카드 이용 내역과 결제 예정 금액 등을 보게 됐다. KB국민카드는 “고객 한 명의 앱에서만 일시적인 전산 오류가 생긴 것으로서 즉시 바로잡았다”며 “금전적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8일 삼성카드 주도로 삼성생명·삼성증권·삼성화재와 공동으로 만든 앱 ‘모니모’에서도 KB국민카드와 비슷한 정보 유출 사고가 생겼다. 모니모에 가입한 삼성증권 고객 344명의 계좌번호·보유종목·수익률·잔고 등과 같은 정보가 다른 고객이 모니모에 로그인했을 때 노출됐다. 모니모가 출시된 지 불과 나흘 만에 벌어진 사고였다. 삼성카드는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이틀이 지나도록 공지하지 않았고, 금융 당국에 사고 발생을 즉각 알리지도 않았다. 삼성카드는 “일시적 전산 오류였으며 금전적 피해나 개인 정보가 앱 바깥으로 유출되는 2차 피해는 없었다”고 했다.

신한카드는 일부 고객들이 최근 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결제가 이뤄져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이 몰래 결제됐다고 밝히고 있다.

피해자들이 모여 만든 ‘앱카드부정사용피해자모임’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신한카드 회원이긴 하지만 이 회사의 앱 ‘신한플레이’에는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한 피해자는 “신한플레이에 가입됐다는 문자 메시지와 함께 96만원의 온라인 쇼핑몰 상품권이 결제됐다”고 했다.

신한카드는 부정사용방지시스템(FDS)이 걸러내지 못한 신종 스미싱(결제 사기)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한카드가 집계한 피해자는 100명에 가깝다. 피해가 확산되자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신한카드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다. 일부 피해자들이 경찰에 의뢰해 수사도 개시됐다. 금감원도 확인 중이다. 신한카드는 피해 금액은 전액 보상하고 원인이 확인되는 대로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