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봉쇄령 여파로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5.5%의 경제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봉쇄령으로 소비·생산이 위축돼 성장률이 3~4%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1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5월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6이라고 발표했다.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 최저치였던 4월(47.4)보다는 호전됐지만 여전히 경기 위축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되는 국면이고, 50에 못 미치면 경기가 둔화되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중국의 4월 민간소비와 공업이익은 각각 작년 같은 달보다 11.1%, 8.5% 줄어들었다. 4월 스마트폰 출하량은 34.4% 급감했다. 1~4월 세수(稅收)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1.3% 줄어들었을 정도로 재정 상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로이터통신은 “5월에 코로나 통제가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이동 제한이 중국 내 수요를 억제하고 생산을 제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외 기관들은 봉쇄령에 따른 충격 탓에 중국의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크게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위스계 투자은행 UBS는 최근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2%에서 3%로 대폭 낮췄다. UBS는 “작년 말부터 계속되는 봉쇄 정책의 명확한 출구 전략이 없어 기업과 소비자들의 불신을 키워 수요를 제약하고 있다”고 했다. UBS뿐 아니라 JP모건(4.3%→3.7%), 골드만삭스(4.5%→4%), 시티그룹(5.1%→4.2%) 등도 줄줄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렸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2%에 그칠 것이라며 2.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과 성장률이 역전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의 예측대로라면 1976년 이후 46년 만에 처음으로 경제 성장률에서 중국이 미국에 뒤처지게 된다.
중국은 1일부터 ‘경제 수도’ 상하이에 대한 봉쇄를 풀기로 했지만 도시 기능이 정상화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성장률 추락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 재정 확대, 세금 감면 등 갖가지 경기 부양책을 가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