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캐나다 등에서 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삼아 투자하는 상장 기업이 늘어나면서, 이 기업들이 가상 자산에 직접 투자하기는 부담스러운 기업과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의 우회 투자처로 활용되고 있다. 한 증권사 임원은 “국민연금 등 기관들은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미국의 스트래티지 같은 기업에 우회 투자한다”며 “글로벌 기관도 간접 투자할 경우 헤지(위험 자산의 가격 변동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각종 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삼는 기업들의 전략을 일명 ‘마이크로 스트래티지(현 스트래티지)’ 전략이라고도 한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소프트웨어 기업인 스트래티지가 추구해서 기업 가치를 올리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스트래티지는 2020년부터 비트코인을 적극적으로 사들여 최근 5년간 주가가 2000% 넘게 폭등했다.

나스닥에 상장된 의료 기술 업체 ‘셈러 사이언티픽’도 현재 약 3억달러어치 비트코인을 갖고 있다. 이 회사 에릭 셈러 회장은 지난해 5월 비트코인을 주요 보유 자산으로 채택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메타버스 관련 기업 ‘메타 플래닛’은 지난 19일 오는 4월 1일 자로 유동성 확대를 위해 10대 1 주식 분할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부터 비트코인을 사들이면서 최근 1년간 주가가 약 3800% 뛰었기 때문이다. 메타플래닛은 “현재 약 2억달러 규모의 2031개를 보유하고 있다”며 “내년까지 2만1000개를 보유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캐나다 투자 회사 ‘솔 스트래티지’는 가상 자산인 솔라나를 적극 매입하고 있다. 현재 4000만달러가 넘는 솔라나를 갖고 있다. 솔 스트래티지는 “솔라나 생태계를 확대하고 기관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솔 스트래티지 주가도 최근 1년간 3000% 이상 올랐다.

미국에서는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의 대용 투자처로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하기도 한다. 지난해 4분기(10~12월) 비트코인 현물 ETF를 보유한 금융 회사가 전 분기 대비 37% 증가했다. 한국도 앞으로 법인에 코인 투자를 허용할 예정이지만, 금융회사는 당분간 예외로 두고 비트코인 현물 ETF도 당분간 불허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