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는 코로나 예방 백신을 미리 대량으로 확보한 나라들이 접종 속도에서 앞서가고 있다. 미국·영국·이스라엘이 속도가 빠른 나라로 꼽힌다. 미국은 한 차례 이상 백신을 맞은 국민이 곧 1억명을 돌파할 전망이고, 이스라엘은 국민의 절반 이상이 접종을 마쳤다.
1일(현지 시각)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 집계에 따르면, 백신을 접종한 국민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이스라엘이다. 전 국민의 60.6%가 한 차례 이상 백신을 맞았고, 두 차례 모두 접종을 마친 국민의 비율도 55.3%에 이른다. 정부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일찌감치 대량으로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
접종 횟수로는 미국이 가장 앞선다. 미국은 31일 1억5000만회분 접종을 돌파했다. 한 차례 이상 백신을 맞은 국민은 9759만명에 달해 이번 주말 안에 백신 접종자가 1억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인구 대비 비율로 따져도 미국은 29.2%가 한 차례 이상 접종을 마쳤다. 미국은 화이자 백신 외에 모더나가 생산하는 백신을 대량으로 공급받고 있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 접종하는 백신의 비율은 화이자 51.2%, 모더나 46.6%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은 로이터통신에 “미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필요 없을 수도 있다”고 했다.
유럽에서는 영국이 단연 돋보인다. 영국은 국민의 45.5%에 해당하는 3091만명이 한 차례 이상 접종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EU와 별개로 독자적인 백신 수급 정책을 가동한 것이 비결이다. 접종 물량은 중국·인도 역시 상당한 수준이다. 중국은 접종한 국민의 숫자를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접종 횟수로는 1억1982만회분으로서 미국 다음이다. 중국에서 맞는 백신은 거의 대부분 시노팜 등 국내 개발 제품이다. 인도는 한 차례 이상 접종한 국민이 5578만명이며, 전체 인구 대비로는 4%다.
이 외에 한 차례 이상 접종한 국민의 비율이 높은 나라는 칠레(35.5%), 바레인(30%), 헝가리(21.4%), 세르비아(21%) 등이 꼽힌다. 백신의 국적을 가리지 않고 영미권은 물론 러시아·중국 백신까지 들여온 것이 속도가 빠른 이유다.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EU 주요 회원국들은 영미권에 비해 느리지만 한 차례 이상 접종한 국민 비율이 11%대로서 고령자 접종은 순조로운 편이다.
잘사는 나라이면서 한 차례 이상 백신을 맞은 국민의 비율이 낮은 나라는 일본(0.7%), 호주(0.6%), 뉴질랜드(1.1%) 등이다. 백신 초기 확보전에 뒤처진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는 자체적으로 세 가지 백신을 개발했지만 국민들이 불신을 표시하면서 백신을 맞은 국민 비율이 4%에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