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포(火砲)의 트렌드는 ‘경량화’다. 초기 대포는 화력은 좋지만 워낙 무겁고 방렬(포병 진지에서 화포를 사격 대형으로 정렬하는 일) 시간과 인력이 막대하게 들어, 군의 기동에 많은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량화가 이뤄지면 화포 운용 인력은 물론 실사격에 투입되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신속한 이동과 전개가 요구되는 현대 전장에서 경량화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특히 경량화된 자주포는 산악 지형이나 고지대에 유리하다”고 했다.

현재 국내 유일의 중대형 화포 생산 업체인 현대위아는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중동·아프리카 최대 방위 산업 전시회 ‘IDEX 2025’에서 기동형 화포 체계를 선보였다.

대표 무기인 경량화 105㎜ 자주포는 기존에 2.5t 트럭이 견인해서 활용해야 했던 105㎜ 곡사포의 무게를 줄여 소형 전술 차량에 탑재한 것이다. 이를 통해 협소한 지형과 험로에서도 신속하게 자주포를 활용할 수 있고, 기동 헬기를 활용한 공중 수송도 가능해졌다. 운용 병력을 기존 6명에서 4명으로 줄이면서도, 최대 사거리와 발사 속도 등은 기존 105㎜ 곡사포와 유사한 수준인 분당 최대 10발, 최대 사거리 14.7㎞ 수준을 유지했다.

함께 선보인 ‘차량 탑재형 81㎜ 박격포’ 역시 전장에서 널리 쓰이는 무기 체계인 박격포를 더 빨리 투입할 수 있도록 소형 전술 차량에 탑재한 것이다. 이를 통해 방렬 시간을 기존 5분에서 10초로 대폭 줄인 것이 특징이다. 자동 방렬을 위해 관성 항법 장치와 전기식 구동기, 제어기 등을 적용한 결과다. 운용 인력도 기존 5명에서 3명으로 줄였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차량을 쓸 수 없을 때는 포신을 분리한 뒤 차량에 탑재한 포판과 포다리를 활용해 운용할 수 있다”고 했다.

현대위아는 지난 2021년에는 손으로 들고 쏠 수 있는 ‘60㎜ 박격포’ 시제품도 선보인 바 있다. 티타늄과 고강도 알루미늄 등 첨단 소재를 사용해 무게를 기존 박격포의 절반 수준인 7.5kg으로 줄여 손쉽게 들고 다닐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거치대 없이 손으로 들고 마치 총을 쏘듯 발사할 수 있는 ‘수(手)형 박격포’인데도 사거리는 기존 박격포처럼 1km 이상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