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역 병원에서 이뤄진 맹장·장폐색 수술 등 응급 복부 수술에 대한 수가(건보공단이 병원에 주는 돈)를 기존의 3배로 올리기로 했다. 응급·야간 수술이 많은 대표 필수 진료과인 외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올 상반기까지 1000여 개의 수술·처치·마취 수가를 인상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제6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외과계 병원 응급 복부 수술 지원 시범 사업’을 추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상급종합병원을 제외한 지역 외과 병원 중 24시간 응급 복부 수술을 하는 의료기관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원 대상은 맹장 수술(충수 절제술), 장폐색 수술 등 응급 복부 수술 62종을 연간 50건 이상 시행하고, 외과 전문의 3명 이상을 갖춘 지역 병원이다. 정부는 해당 병원에서 시행되는 응급 수술과 관련 마취료 수가를 100% 가산하고, 현재 의정 갈등 사태로 운영 중인 비상 진료 체계가 종료될 때까지 100%를 추가 가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가는 기존의 3배 수준으로 인상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200% 가산 시 충수돌기염(맹장염) 수술 수가는 38만원에서 114만원으로, 장폐색 수술 수가는 72만원에서 215만원으로 오른다”고 했다. 이번 시범 사업은 참여 기관 공모 등을 거쳐 6~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그동안 외과는 낮은 수가와 높은 의료 소송 부담으로 대표적인 ‘기피 과’로 꼽혔다. 예컨대 장폐색은 소장이나 대장 일부가 막혀 음식물 등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질환으로, 수술이 조금만 늦어져도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응급 질환이다. 의료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높다. 정부가 이번 수가 인상 항목으로 외과 응급 수술을 포함시킨 것은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가 가산 외에도, 의료 소외 지역에 있는 병원에는 별도의 지원금이 지급된다. 복지부는 “수술 인프라와 의료 이용 현황, 인구 구조 등을 고려해 의료 소외 지역에는 수술 가산과 함께 ‘지역 지원금’을 차등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병원당 최대 3억원까지 지원된다.

다음 달에는 다른 필수 의료 분야의 수가도 오를 예정이다. 정부는 전체귓바퀴재건술(외이재건술), 악성 골종양 수술 등 소아 고난도 수술에 대한 가산을 늘리고, 광범위 자궁경부절제술 수가를 신설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건정심에선 혈관 중재적 시술 후 지혈이 어려운 환자에게 침습적 지혈 기구를 사용한 행위를 필수 급여로 전환하기로 했다. 현재는 선별 급여여서 본인 부담률 50% 또는 80%가 적용되는데, 앞으로는 본인 부담률이 20%(산정 특례 대상자는 5%)로 낮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