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연금술사’로 유명한 세계적 베스트셀러 소설가 파울루 코엘류(73)가 한국 웹툰 한 컷을 캡처해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지난 13일 웹툰 ‘아는 여자애’ 속 여주인공이 “I HAVEN’T READ THIS BOOK IN A WHILE(이 책 오랜만이네)”라고 말하며, 코엘류의 대표작 ‘연금술사’를 읽는 모습이 담긴 장면이다. 해당 트윗은 1000회 이상 리트윗됐고, 6000건 이상의 ‘좋아요’를 얻었다. 그러자 이 웹툰을 그린 허니비 작가는 코엘료에게 “당신의 책은 2009년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끈 베스트셀러였다. 인생의 방황기에 큰 안내서였기에 내 만화에 인용했다. 정말 감사하다”는 답글을 남겼다. 이 웹툰은 지난 7월부터 해외에서 ‘Back To You’라는 제목으로 번역·연재되고 있다.
코엘류는 지난달에는 한국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을 언급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BTS)을 비판하는 모든 사람에게 말한다. 그들의 영상을 몇 개만 본다면 그 마음이 바뀔 것이라 확신한다”는 글을 올린 것이다. 게다가 이들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밴드”라 칭하기까지 했다. 지난해 방탄소년단이 신보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발매를 위해 티저 영상을 공개하자 재빨리 축하 메시지를 남기는 등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오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자신의 신간 ‘히피’를 국내 출판사를 통해 방탄소년단에게 전달했다는 트윗을 올리는 적극성도 발휘했다. 그의 대표작 ‘연금술사’는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가 팬들에게 추천한 책이기도 하다.
브라질 태생의 코엘류는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지만, 특히 한국에서 사랑받는 작가로 손 꼽힌다. 코엘류의 작품 국내 판권을 가장 많이 보유한 문학동네의 경우, 코엘류의 책 17종 18권을 출간해 누적 판매 부수 370만부 이상을 기록 중이다. 이 중 2001년 국내 발간된 ‘연금술사’는 150만부가 나갔다. 국내 독자 관리 차원에서 트위터를 적극 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K팝과 웹툰 등 한국 대중문화 요소를 언급함으로써 소셜미디어를 통한 팬 관리에도 신경 쓰는 것 같다”며 “한국 대중문화 수준 역시 세계적 위치에 올라왔기에 작가에게도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엘류는 1500만명의 트위터 팔로어를 거느린 온라인 강자다. 과거 “한국 독자들과 나는 영혼으로 통한다”고 말할 정도로 친한파(親韓派)이면서, 동시에 출판계 너머의 거대 시장 수요자에게까지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영리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1월 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를 통해 소개된 멤버 뷔의 20초짜리 자작곡 영상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국내 여러 연예 매체에서 기사로 다뤄졌다. 이번 웹툰 게재 건 역시 해당 웹툰의 홍보대행사 측이 보도자료로 제작해 22일 오전 배포했고, 곧장 수십 건의 인터넷 기사가 생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