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인기 캐릭터 ‘펭수’를 국회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 요청한 것과 관련, “펭수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국감장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25일 밝혔다.
황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오늘 주변에서 연락 많이 받았다. 펭수를 국감장에 부르지 말라는 의견이 많았다”며 이같이 썼다.
황보 의원은 그러면서 펭수를 참고인으로 요청한 세 가지 이유를 밝혔다. 그는 우선 “펭수 등 캐릭터가 EBS 경영환경 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는데, 캐릭터 저작권을 정당하게 지급하는지 수익구조 공정성을 점검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이어 펭수 등 캐릭터 연기자가 회사에 기여한 만큼 그에 맞는 합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 또 EBS가 휴식 없이 과도한 노동을 요구하는 등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근무하지는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황보 의원은 “제가 관심받고 싶어서나 펭수를 괴롭히고자 함이 절대 아니다”라며 “펭수는 참고인이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펭수는 ‘EBS 연습생’ 신분이라는 콘셉트로 활동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 ‘자이언트 펭TV’ 채널은 25일 오후 기준 구독자 205만명, 동영상 조회수 2억8900여만 회를 기록 중이다.
전날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는 10월 15일 예정된 EBS 국감에 참고인으로 성명 미상(未詳)'의 ‘EBS 펭수 캐릭터 연기자’를 참고인으로 소환하는 내용을 담은 2020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채택안을 의결했다. 펭수를 참고인으로 부르자는 아이디어는 황보 의원 측이 냈다. 황보 의원 측은 ‘펭수 혹사설’ 등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EBS 측에선 ‘익명’으로 활동하는 ‘펭수의 신비주의’가 깨질까 우려하는 분위기를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펭수 국회 소환에 “펭수 건들면 국민의 적" 팬들 반발
하지만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펭수가 국정감사 참고인 신분으로 국회 본관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익명으로 활동해 온 펭수 캐릭터 연기자의 신원이 공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또한 펭수 팬을 중심으로 “왜 펭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나” “어느 나라 국회가 방송 캐릭터를 국감에 부르나. 코미디 같다” “펭수를 국감장에 부르는 것은 이슈 만들기, 이목끌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펭수를 건드리면 국민의 적이 될 것” 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펭수는 전날 자이언트 펭TV ‘펭코노’ 코너에서 뮤지컬 ‘모차르트’ OST인 ‘나는 나는 음악’을 선곡해 부르는 영상을 올렸다. ‘나 가식없이 살고 싶어 있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날 사랑해줘’ 등 가사가 담긴 노래다. 영상 소개글에는 “나는 나는 펭수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 날 사랑해줘”라고 적었다. 네티즌들은 노래 가사가 국감 출석에 대한 펭수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다며 펭수를 응원하는 댓글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