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철의 꽃이야기입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 위주로 꽃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위 대문 사진 꽃은 초봄 야생화인 처녀치마입니다. ^^
서울도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설악산 등은 단풍 절정이 지나고 있지만 서울은 이번주부터 울긋불긋 단풍이 본격적으로 들 전망이다. 자주 볼 수 있는 단풍에 대해 미리 공부하고 단풍을 맞이하면 어떨까.
먼저 신나무, 고로쇠나무, 단풍나무, 당단풍. 잎이 손 모양으로 갈라지는 단풍나무들이다. 뒤로 갈수록 갈라지는 갈래가 점점 많아진다. 신나무는 3, 고로쇠는 5~7, 단풍나무는 5~7, 당단풍은 9~11 갈래다.
먼저 신나무는 3갈래로 갈라진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 양쪽 두 갈래는 작고 가운데 갈래는 크다. 잎자루가 붉고 나무 키는 작은 편이다. 마을 근처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데, 단풍이 예뻐서 조경수로도 쓰는 나무다.
고로쇠나무는 손바닥 모양, 그러니까 5갈래로 갈라진다. 앞 양끝에 작은 갈래가 있는 경우도 있는데 그 경우 7갈래다. 수액을 채취해 마시는 바로 그 나무다.
단풍나무는 5∼7갈래로 갈라진다. 고로쇠나무와 갈라지는 개수는 같지만, 단풍나무는 깊게 갈라지고 고로쇠나무는 얕게 갈라지므로 구분할 수 있다. 공원 등에서 다양한 품종들을 볼 수 있지만 갈라지는 개수는 기본적으로 5~7갈래다.
당단풍나무는 9∼11갈래로 갈라진다. 당단풍나무와 단풍나무는 나무 크기도 비슷하고, 잎도 가늘게 갈라지는 것도 비슷한데, 잎이 몇 개로 갈라졌는지로 구분할 수 있다. 잎의 크기도 당단풍나무는 지름 9∼11㎝쯤, 단풍나무는 지름 5∼6㎝로 당단풍나무 잎이 더 크다. 당단풍나무는 ‘당(唐)’자를 쓰지만 우리 자생식물이다. 서울 등 중부지방 산에서 자생하는 단풍나무는 당단풍나무다. 남부지방의 산에는 주로 단풍나무가 많고 당단풍나무도 섞여 자란다. 그러니까 북한산, 설악산, 오대산에서 단풍 든 나무는 9~11갈래인 당단풍나무이고, 내장산, 지리산, 무등산에서 단풍 든 나무는 주로 5~7갈래인 단풍나무다.
다음으로 복자기는 아래 사진처럼 3개의 작은 잎 한 세트(3출엽)를 이루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복자기는 단풍 색깔이 가장 붉고 빼어나기로 유명하다. 광릉 국립수목원 단풍이 유난히 붉고 선명한 것은 복자기나무가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산에 가면 볼 수 있는 나무지만, 요즘은 선명한 단풍을 보기위해 공원이나 길거리에도 심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복자기는 이름이 특이한데, 정확한 이름 유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점쟁이를 뜻하는 ‘복자(卜子)’와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음 두가지는 산에는 없고 공원에서 볼 수 있는 단풍나무 종류다. 그중 가장 흔한 것이 중국단풍 아닌가 싶다. 중국단풍 잎은 아래 사진에서 보듯, 3갈래지만 오리발자국 모양이라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공원이나 아파트 조경수로 많이 심어놓았다. 노란색 또는 붉은색 단풍이 든다.
공작단풍(세열단풍)은 공원이나 정원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잎이 갈가리 찢어져 있어서 금방 구분할 수 있다. 단풍나무의 원예품종 중 하나인데, 잎이 마치 공작새의 깃털 같다고 붙인 이름이다. 잎의 폭이 매우 좁으면서 잘고 길게 갈라졌다고 ‘세열(細裂)단풍’이라고도 부른다.
이밖에 깊은 산에 가면 복자기 비슷한 복장나무(톱니가 촘촘), 시닥나무, 청시닥나무, 부게꽃나무, 산겨릅나무 단풍을, 공원 등에서 잎 뒷면이 은빛인 은단풍, 캐나다 국기에 들어 있는 설탕단풍나무 단풍도 볼 수 있다. 설탕단풍나무 수액으로 메이플시럽(maple syrup)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