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택을 공개했다가 ‘건물주 논란’에 휩싸인 혜민(47) 스님이 15일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렸다”며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정진하겠다”고 했다.
혜민 스님은 이날 오후 트위터에 “며칠 사이의 일들에 마음이 무겁다”며 “지금까지 출가 수행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상에 불법(佛法)을 전하려고 노력해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렸다”고 썼다. 이어 “승려의 본분사를 다하지 못한 저의 잘못이 크다”며 “이번 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참회한다”고 썼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등 베스트셀러를 내고 강연과 방송 출연으로 유명세를 탔던 혜민스님은 최근 한 예능 방송에서 남산타워가 내다보이는 서울 삼청동 2층 주택을 공개해 건물주 논란이 일었다. 일부 네티즌들이 등기부등본을 떼어 보니 혜민 스님이 2년 전 한 불교 단체에 매각했는데 단체의 대표가 혜민 본인이라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방송에서 혜민스님이 맥북이나 에어팟 등 고가 전자기기를 사용하거나 공유 오피스에 출근하는 모습 등이 속세와 거리를 두는 스님의 일반적인 이미지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인터넷에서는 혜민스님을 두고 “물질적인 삶에 연연할 것 없다는 발언과 달리 정작 자신은 ‘풀(FULL)소유’를 하고 있느냐” “혜민스님 책 인세만 수십억원이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건 남산타워” 등의 조롱이 올라왔다. 하버드대를 나온 미국인 현각(玄覺·56) 스님 역시 ‘연예인’ ‘도둑놈’ ‘기생충’ 등 원색적인 용어를 쓰며 “(혜민 스님은) 일체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전혀 모른다. 진정한 참선의 경험이 없다”고 비판했다.
혜민 스님은 글에서 “저는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禪院)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기도 정진하겠다”며 “초심으로 돌아가서 부족했던 저의 모습을 돌아보고 수행자의 본질인 마음공부를 다시 깊이 하겠다”고 했다. 혜민 스님이 언급한 ‘활동’은 현재 진행중인 명상 어플 개발 참여나 외부 강연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건물주 논란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혜민 스님은 “더는 저의 일들로 지금 이 시간에도 분초를 다투며 산중에서 수행정진하시는 많은 스님들과 기도하시는 불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대한민국 모두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든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실망을 드려 거듭 참회한다”고 했다.
◇ 이하 혜민스님 글 전문
혜민입니다.
며칠 사이의 일들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지금까지 출가 수행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상에 불법을 전하려고 노력해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렸습니다. 승려의 본분사를 다하지 못한 저의 잘못이 큽니다.
이번 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참회합니다. 저는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 기도 정진하겠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부족했던 저의 모습을 돌아보고 수행자의 본질인 마음 공부를 다시 깊이 하겠습니다.
더는 저의 일들로 지금 이 시간에도 분초를 다투며 산중에서 수행정진하시는 많은 스님들과 기도하시는 불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 모두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든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실망을 드려 거듭 참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