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70년 역사상 영상화(온라인 공연) 예산을 받은 건 올해가 처음이다. ‘조씨고아’와 ‘로드킬 인 더 씨어터’부터 고품질 영상으로 서비스하겠다.”
김광보(57)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은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임기 3년간 역점 사업 중 하나는 온라인 극장”이라며 “목표는 영국 국립극장(NT) 라이브로 높게 잡았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공연 여부가 불투명한 올해부터 레퍼토리 4~5편을 영상으로 제작해 관객을 만난다.
작품 개발을 위해 현장 연출가와 극작가에게 연구와 쇼케이스, 피드백 등을 지원하는 ‘창작 공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장애인이 불편하지 않게 볼 수 있는 공연을 확대하고, 온라인 공연에도 음성 해설과 수어(手語)를 적용할 계획이다.
올해 첫 공연은 다음 달 26일 명동예술극장에 오르는 ‘파우스트 엔딩’이다. 배우 김성녀가 파우스트를 연기한다. 올해 예정된 연극 중에서 김 예술감독이 추천하는 작품은 “구자혜가 연출하는 ‘로드킬 인 더 씨어터’, 신유청 연출의 ‘엔젤스 인 아메리카’”다. ‘로드킬…’은 로드킬 당사자인 동물의 시선으로 인간을 비판한다. ‘엔젤스…’는 7시간 30분에 이르는 마라톤 공연이다.
국립극단은 블랙리스트 사건에 연루돼 상처와 실망감을 남겼다. “피해자의 목소리를 담은 사례집을 만들고 명예 회복과 사회적 기억에 힘쓰겠다”고 김 예술감독은 덧붙였다. “개선하려면 반성과 의지, 행동이 필요하다. 결국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