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백건우(75)와 배우 윤정희(77) 부부의 오랜 지인이 8일 방송에 나와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린 윤정희가 프랑스에 방치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청와대 청원 내용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왼쪽)와 배우 윤정희. /조선DB

자신을 백건우·윤정희 부부의 23년 지기라고 소개한 남성 A씨는 이날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백건우와 어제 아침에도 통화했는데, 환자를 돌보고 있는 것도 힘든데 이런 일까지 있으니까 잠을 전혀 못 주무시는 것 같더라”며 이같이 밝혔다. A씨는 “백건우 선생님이 10일 한국에 와서 입장을 밝히시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윤정희가 프랑스 외곽 아파트에 방치된 채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청원이 올라왔다. 이에 대해 A씨는 “제가 백건우에게서 듣고 받은 자료와는 전혀 다르고 사실이 아니다. 황당한 거짓말”이라며 “작년 가을에 윤정희 생일 때 음식점에 가서 가족들이 찍은 사진도 저한테 왔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 가족끼리 따님하고 손자하고 파티하는 사진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윤정희가 그렇게 춤을 잘 추시는지 몰랐다. 프랑스 여성 두 분이 거실에 있고 손자가 있는데 음악에 맞춰서 너무도 즐겁게 춤을 추는 동영상을 저한테 한번 보내주신 적도 있었다”고 했다. 또 “윤정희가 따님의 악기 소리를 듣고 활짝 웃으면서 손을 흔드는 영상도 보내주셨다”고 했다. 백건우·윤정희 부부의 딸 백진희는 바이올리니스트다.

배우 윤정희와 피아니스트 백건우. /조선DB

A씨는 “청와대 청원에서 공감하는 게 딱 하나 있다. ‘나이보다 20년은 늙어 보인다’라는 것”이라며 “윤정희가 계속 활동하다가 병으로 집에만 있으시다 보니까 꾸미지도 않고 염색도 안 하니까 백발의 할머니처럼 보인다. 그러니까 그 모습이 참 안쓰러운 것”이라고 했다.

‘윤정희가 간병인 돌봄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선 “하루에 간병인이 간호사 한 사람, 또 중국계 동양계 간병인이 한 사람, 또 저녁 5시에 또 한 사람이 온다고 백건우가 분명 저한테 말했다”고 했다. 이어 “청원에서 2년 동안 안 봤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간병인도 없다? 그럼 백건우가 저한테 전부 거짓말을 했다는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A씨는 백건우와 딸이 윤정희를 직접 돌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도 치매 환자를 집에서 돌보는 사람이 참 드물다. 또 따님이 일을 하고 있고 백건우는 해외 연주를 계속 다니지 않느냐”고 했다. 이어 “백건우가 ‘우리 딸이 엄마를 모시기로 해서 딸 옆에 아파트를 하나 샀다’고 그러면서 산 아파트 정원에 꽃이 피고 경관이 좋고 주변이 이렇다고 꽃이 피는 그런 것이 보여서 찍어서 보내주셨다”고 했다.

A씨는 윤정희 형제자매와 백건우 간 성년후견인 선정을 둘러싸고 벌어진 갈등에 대해서는 “만약에 내 어머니가, 내 아내가 아프고 자식이 다 있는데 이모나 외삼촌, 아니면 처남이나 처제가 와서 데려가겠다고, 후견인을 우리가 하겠다고 하면 얼마나 황당하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