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롯2′ 준결승 최연소 진출자인 10살 김태연이 선택한 곡은 장윤정 레전드의 바람길. 노래를 대하는 해석력은 이미 성인을 뛰어넘은 듯 했다.

김태연이 걷는 길은 무엇일까. 걷다가, 울다가, 서러워서 웃는 그 심정. 아마 현대인들이 한번쯤은 겪어본 일들이 아닐까. 문득 뒤돌아보면 언제 왔는지 모를 길. 빛바랜 사진 속 웃음을 우린 되찾을 수 있을까.

‘미스트롯2′ 준결승 최연소 진출자인 10살 김태연이 선택한 곡은 장윤정 레전드의 바람길. 노래를 대하는 해석력은 이미 성인을 뛰어넘은 듯 했다. 김태연의 감정선에 이미 마음은 휘청이고 있었다. 속삭이면 속삭이는 대로 그의 노래길을 따라가고 있었고, 내지르면 지르는 대로 처연한 그의 소리가 가리키는 대로 가슴 치고 있었다. 마음을 움직이는 건 나이가 상관 없었다. 임영웅이 “익어간다”고 이야기를 건네며 삶의 무게를 나누고 우리에게 따스한 위로를 줬다면, 김태연은 “끝없는 길을 걷는다”며 우리가 지나온 인생을 다시한번 숙고하고 되짚어볼 숙제를 던지고 있었다. 동시에 김태연의 깊은 목소리는 텅빈 가슴을 겹겹이 채워주고 있었다. 김태연이 앞으로 걷는 길은 어떨지 궁금해지게 하는 무대였다.

11일 방송된 ‘미스트롯2’ 9회에서는 결승전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레전드 미션’이 펼쳐졌다. ‘레전드 미션’은 대한민국 트롯계를 대표하는 태진아, 김용임, 장윤정의 히트곡 중 한 곡을 참가자들이 직접 선택해 눈앞에서 부르는 방식. 14인 참가자 중 절반이 탈락하는 운명의 무대다.

‘미스트롯2′ 준결승 최연소 진출자인 10살 김태연이 선택한 곡은 장윤정 레전드의 바람길.

거의 오열을 하던 박선주는 “‘이런 무대를 또 볼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가를 떠나 태연 양의 재능에 관객으로서 감동해서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조영수는 “놀랍고 신기했다. 곡의 이야기를 만들고 서사를 만드는게 놀라웠다”면서 “후렴구의 ‘빛바랜 기억들이' 할때 ‘기억들이'는 그 어떤 부분보다 강렬했던 네글자였다. 일 낸거 같다”고 했다.

장윤정 마스터는 “태연이는 다 계획이 있었다”면서 “태연이가 옳았다. 이 노래를 부를때 이 노래에 감정 처리를 함에 있어서 한계를 느꼈다. 한 수 배웠다”고 말했다. 또 “조영수 마스터가 소름끼치게 불렀다고 한 건 태연이가 멜로디를 바꾼 부분이다. 그게 태연이가 맞는 것이다. 결론은 태연이가 옳았다”고 말했다. 이찬원, 장민호, 정동원 마스터 역시 “태연이에겐 계획이 있었다”고 말했다. 최고점 100점. 2명이었다. 마스터 총점 981점.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통합 역대 최고였다. 이전까지는 지난 미스터트롯에서 임영웅이 기록한 962점이었다.


깜찍한 홍지윤은 김용임의 꽃바람으로 무대를 꽃향기로 가득채웠다. 살랑살랑한 봄기운을 몰고오는 듯 했다. 국악풍의 창법을 되도록 줄이고 트로트 기운을 가미해 가벼운 색채를 실었다.

깜찍한 홍지윤은 김용임의 꽃바람으로 무대를 꽃향기로 가득채웠다. 살랑살랑한 봄기운을 몰고오는 듯 했다. 국악풍의 창법을 되도록 줄이고 트로트 기운을 가미해 가벼운 색채를 실었다.

조영수 마스터는 “지난 번 ‘배 띄워라’에서 이미 갈 길을 안 것 같다”면서 “이제 힘을 빼는 모습으로 택한 것 같다. 정말 좋은 무대였다”고 말했다. 붐 마스터는 노란 색 옷을 입은 그녀를 보면서 “한 폭의 프리지아 같다”고 말했다. 김용임 레전드는 “데뷔하면 이 곡을 앨범에 넣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스터 총점은 967. 양지은 보다 2점 높은 점수였다.

깜찍한 홍지윤은 김용임의 꽃바람으로 무대를 꽃향기로 가득채웠다. 살랑살랑한 봄기운을 몰고오는 듯 했다. 국악풍의 창법을 되도록 줄이고 트로트 기운을 가미해 가벼운 색채를 실었다.


‘20시간의 기적'이었다. 갑자기 결정된 준결승 충원. 20시간의 한정된 시간. 잘 모르는 노래. 무심한 듯 보이는, 덤덤한 듯 얼굴 속에 양지은은 이미 영웅 서사를 쓰고 있었다.

그녀가 부른 곡은 레전드 태진아의 ‘사모곡'. “무명치마 졸라매고 새벽이슬 맞으시며 한평생 모진가난 참아내신 어머니...” ‘사모곡'의 가사는 ‘마미부’를 대표한 양지은이 모든 우리의 어머니를 향해 부르는 설날 찬사이자 선물이었다. 양지은은 이미 마스터 예심때 ‘사부곡’을 쓴바 있다. 국악을 전공해 판소리로 인정받았지만 아버지에게 신장을 이식한 뒤 힘이 들어가지 않아 포기했었다던 그였다.

‘20시간의 기적'이었다. 갑자기 결정된 준결승 충원. 20시간의 한정된 시간. 잘 모르는 노래. 무심한 듯 보이는, 덤덤한 듯 얼굴 속에 양지은은 이미 영웅 서사를 쓰고 있었다.

박선주 마스터는 “이 노래는 태진아 선배님의 색깔이 정말 강해서 ‘학처럼 선녀처럼~에서' ‘이제는’으로 넘어갈때를 지켜보고 있었는 데 호흡을 끊어가는데 여기를 이어가며 가슴 메어지게 부르는 걸 보면서 같은엄마로서 자랑스럽고, 정말 불사조 같았다”고 말했다. 조영수 마스터는 “소름돋을 만큼 너무 잘 들었다”면서 “도입부 ‘질때까지’에서 ‘됐다'고 생각했다”면서 “2절서 ‘무명치마' 들어갈때 양지은씨 진가가 모두 나왔다. 위기일때 본인의 잠재력이 모두 나왔다고 생각한다. 고생 제일 많았다”고 말했다.

태진아 레전드는 “태진아 이름 석자는 없다. 양지은 이름 석자로 여기 새겨놨다”고 말했다. 대기실의 윤태화는 “이게 드라마”라고 감탄했다. 마스터 총점. 965. 3위였다.

태진아의 '사모곡'을 부르는 양지은.

그 다음은 별사랑. 점수 발표에서 마이크를 쥔 별사랑(본명 윤정인)의 손이 덜덜 떨고 있었다. 레전드 마스터 태진아의 ‘당신의 눈물'을 선곡한 별사랑은 마스터 총점 955점을 듣는 순간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했다. 중간까지 마스터 점수 1위. “무명 시절 10년의 눈물로 해석을 했거든요.” 그녀의 눈물이 터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살아온 긴 세월 동안 외로워도 힘들어도 말도 못하고. 아! 당신은 언제나 눈물을 감추고 있었나…” ‘당신의 눈물' 노래 가사를 부르며 연습 도중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그녀였다. 어린 시절부터 합창단, 밴드 등 다양한 활동을 하다 2017년 싱글앨범 ‘눈물꽃'으로 데뷔했다. 해외에서 ‘K트로트'가수로 활동했지만 여전히 그녀의 이름을 알리기는 쉽지 않았다. 미스트롯2는 별사랑을 알리는 ‘별’의 무대가 됐다.

미스트롯2 별사랑

박선주 마스터는 “트로트 이외에도 어디를 봐도 별사랑씨가 할수 있는 음역대의 보컬 여자가수가 흔하지 않다. 독보적인 목소리”면서 “음역대를 3개4개 커버하고 감정적인 면이나 디테일 면에서 모든 걸 완벽하게 해내는 한국의 ‘레이디 가가'다”라고 말했다. 김준수 마스터는 “고음에서 소름 돋게 하는 건 많은 데 중저음에서 소름을 돋게 한다”면서 “예선전에서 좀더 퍼포먼스 적인 면을 많이 봐서 보컬 보다 퍼포먼스인 줄 알았는데 오늘은 최고의 디너쇼를 보는 듯했다. 밸런스가 완벽했다”고 했다. 장영란 마스터는 “시청자의 귀로 정말 소리가 모두 꽂혔다. 같이 공감했다. ”고 말했다. 레전드 태진아는 “이 노래를 몇번이나 녹음했는데 정말 제 감정을 넘어섰다. 대단한 보석”이라고 말했다. 최고점 100점. 최저점 90점. 마스터 총점 955점.

장영란, 박선주, 조영수, 장민호, 이찬원

“버려라 훨훨. 벗어버려라 훨훨. 탐욕도 성냄도. 벗어라 버려라 훨훨훨”

김다현의 목소리가 하늘을 향했다. 그녀가 선택한 곡은 레전드 김용임의 ‘훨훨훨'.

김다현의 목소리가 하늘을 향했다. 그녀가 선택한 곡은 레전드 김용임의 ‘훨훨훨'. 과욕을 내려놓고 열세살 소녀의 목소리는 세상을 어지럽히는 이들에 대한 일갈 같았다. 김다현은 “마지막 무대라고 생각하고 여한없이 부르자”고 말했다. 열 세살 소녀도 아는 것을 어른들은 무슨 욕심으로 가득차 자신의 것들을 놓지 못하고 편가르기와 비난을 일삼는 것일까. 김다현이 보여준 3분간의 무대는 정서적 해독제였다.

김다현의 목소리가 하늘을 향했다. 그녀가 선택한 곡은 레전드 김용임의 ‘훨훨훨'.


미스트롯2 김다현

문희옥 특별 마스터는 “김다현의 노래라고 해도 믿겠다”면서 “김용임 레전드 곡 자신만의 해석으로 불러냈다고 말했다. 박선주 마스터는 반면 “기술적인 부분으로는 굉장한 실력자고 천재적 가창 기술인데, 그래서 뭐가 더 보고 싶은 느낌이 뭘지 이쯤에서 새로운 게 나와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너무 많이 한듯한 게 개인적으로는 아쉽다”면서도 “흠잡을데 없이 훌륭한 가수다”라고 말했다.

김용임 레전드는 김다현의 답변을 듣고는 ‘인생무상'이라는 단어를 꺼내고는 “열세살짜리가 이렇게 한 맺힌 노래를 하는게 대단하다. 무거운 짐 내려놓는가가 관건이고, 절제된 느낌을 표현해야 하는데 잘 표현해줬다. 건강한 목소리의 힘이 강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마스터 점수. 최고점 100점. 최저점 83점. 마스터 총점 940점.

장윤정의 ‘카사노바’를 택한 황우림은 의자 퍼포먼스를 곁들이는 또 한번의 승부수를 택했다.

장윤정의 ‘카사노바’를 택한 황우림은 의자 퍼포먼스를 곁들이는 또 한번의 승부수를 택했다. 노래에 더 많은 중점을 둘것인가 보여줄 것인가의 기점에서 후자에 방점을 다시 한번 둔 것이다. 황우림 표 ‘뉴트롯'을 보여주려 것이다. 음이탈을 지적받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격한 안무와 결 좋은 목소리로 925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어 김용임의 ‘사랑님’을 택한 윤태화가 919점을 받았다. 민트색으로 요정같은 느낌을 자아낸 윤태화. 정통 트로트의 장점을 보여주는 윤태화의 강점이 다시한번 드러났던 무대였다.

미스트롯2 윤태화 무대를 심사하고 있는 미스터트롯 출신 이찬원
김용임의 ‘사랑님’을 택한 윤태화가 919점을 받았다. 민트색으로 요정같은 느낌을 자아낸 윤태화. 정통 트로트의 장점을 보여주는 윤태화의 강점이 다시한번 드러났던 무대였다.

이찬원은 “편곡하나 없이 윤태화씨의 목소리와 기교 만으로도 완벽하게 표현해낸 무대였다”고 극찬했다. 박선주 마스터 역시 “진이 돌아왔다”고 엄지를 들어보였다. 윤태화는 이날 병환 중인 어머니를 간호하는 모습을 보이며 대중들의 눈물을 자아내기도 했다.

‘캡사이신 보이스’ 김의영. 김용임의 ‘사랑 여행'을 택했다. 반올림 머리로 깜찍하게 등장한 그는 간주 중 깜짝힌 동작까지 곁들이면서 무대를 상큼하게 버무렸다. 무겁고 진중한 무대를 주로 보여줬던 그가 팀메들리 이후 ‘귀여움'을 한결 장착해 매서움에 ‘다정 보이스'를 덧입혔다. 김의영의 장점은 기복이 없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무대. 탁트인 목소리와 기본기 탄탄한 실력에 어떤 노래를 입력시켜도 매끄럽게 출력돼 나온다는 것. 이번 ‘사랑 여행' 역시 무리 없이 그대로였다.

‘캡사이신 보이스’ 김의영. 김용임의 ‘사랑 여행'을 택했다.
미스트롯2 김의영

조영수는 “정말 맛깔나게 잘불렀다”면서 “앞으론 한두번 실수해도 좋으니 좀 더 과감하게 새로운 도전을 해봐도 더할 나위 없는 가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원곡자 김용임 레전드는 “너무 예쁘게만 부른다”면서 “완급조절이 필요한 노래인데 힘 발휘가 더 필요할 듯 하다”고 조언했다. “고기 사주겠다”는 선배로서의 애정어린 이야기까지 곁들였다. 마스터총점 918점.

김용임 레전드

파란 눈의 트로트 가수 마리아는 장윤정 레전드의 ‘목포행 완행 열차'를 선택했다. 복고풍 의상이 어느때 보다 잘 어울렸다. 부드럽게 녹아드는 목소리가 이전보다 훨씬 ‘트로트화'된 마리아를 보여줬다. 마리아는 할아버지가 6.25 전쟁 참전 용사인게 알려지면서 훨씬 더 친근하게 와닿았던 참가자.

미스트롯2 마리아

조영수 마스터는 “이렇게 늘었다니 놀랍다”면서 “단조로움을 벗어나서 기교가 다양해진게 트로트에 몰입된거 같다”고 말했다. 조영수는 하지만 “긴장감을 주는 노래가 리듬감에서 던지는 것이 조금 부족해 아직 거기까지는 해석력이 부족했던 같다”고 아쉽다고 말했다. 장윤정 레전드는 “이 노래는 제 노래중에 가장 많이 부른 곡”이라면서 “청아한 음색으로 엔딩을 너무 잘했다. 이건 프로가수다”라고 말했다. 장민호 마스터 역시 “마지막이 다했다”고 말했다. 최고 97. 최저 88점. 마스터 총점 906점을 기록했다.

파란 눈의 트로트 가수 마리아는 장윤정 레전드의 ‘목포행 완행 열차'를 선택했다. 복고풍 의상이 어느때 보다 잘 어울렸다.

‘요정' 포스 강혜연은 장윤정 마스터의 ‘왔구나 왔어'로 흥을 하나 더 추가했다. 하늘색 엘사 스타일 미니 원피스로 단장한 그는 어느 새 기름진 콧소리까지 곁들였다. 강혜연 특유의 리듬감이 풍성하게 돋보인 무대. 아이돌 가수 출신으로 ‘트롯 뉴노멀'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그에게 언택트 판정단에선 “인형이 노래한다”는 응원 문구를 보이기도 했다.

‘요정' 포스 강혜연은 장윤정 마스터의 ‘왔구나 왔어'로 흥을 하나 더 추가했다.
미스트롯2 강혜연

붐 마스터는 “정동원 마스터가 ‘트롯계의 팅커벨'이라고 적었다”고 말했다. 조영수는 “혜연씨는 기본적으로 목소리가 좋다”면서 “노래가 굉장히 부르기 어려운 노래임에도 잘불렀다. 약간의 아쉬움이라면 음을 낼때 약간 굵게 냈을때 단단해지고 소리가 넓어지는데 이 노래가 밝고 신나는 톤이라서 본 소리가 약간 묻힌게 아쉽다”고 말했다. 장윤정 레전드는 “표정에 비해 목소리의 애교가 덜하다”면서 “이 노래가 제게 행운의 노래이듯 강혜연씨에게도 행운의 노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고점 99점. 최저점 82점. 마스터 총점은 902점.

이날 발표된 대국민 응원 투표 1위는 홍지윤, 2위 양지은, 3위 강혜연, 4위 김의영, 5위 은가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