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이 4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Screen Actors Guild Awards, SAG)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고있다./SAG 공식 트위터

영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이 4일(현지 시각) 열린 제 27회 미국배우조합상(SAG)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한국 배우가 개인 부문에서 이 상을 수상한 것은 윤여정이 처음이다.

화상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사회자가 수상자로 “여정 윤”을 호명하는 순간, 윤여정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크게 놀란 듯 두 손을 모으고 입을 벌린 채 5초간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양손을 얼굴에 갖다대며 영어로 “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제가 서양인(westerner)에게 인정을 받았네요”라며 감격했다.

윤여정은 “특히 배우 동료들이 나를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뽑아줘서 더욱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르겠다. 내가 맞게 말한 거냐. 내 영어가 걱정된다”고 말하자, 다른 후보들은 “완벽하다”면서 그를 격려했다.

윤여정은 감격에 겨워 “미국배우조합에 감사하다”며 “모든 게 내겐 익숙하지 않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함께 후보로 경합했던 다른 배우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고, 수상후보 동료들의 박수 속에서 소감을 마쳤다.

배우 윤여정이 4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Screen Actors Guild Awards, SAG)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SAG 공식 트위터

미국배우조합이 주최하는 이 상의 수상자들은 할리우드에서 최고의 영예인 아카데미상까지 거머쥐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 ‘미리 보는 오스카’로도 불린다. 이에 따라서 윤여정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여부에도 한층 관심이 쏠린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25일(현지 시각) 열린다.

지난해 미국배우조합상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출연진이 아시아 영화로는 처음으로 영화 부문 앙상블상을 받은 바 있다. 앙상블상은 배우 개인이 아니라 전체 출연진의 연기 호흡과 조화를 평가하는 상이다.

영화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이 연출한 작품으로, 미국 남부 아칸소주에 뿌리 내리려는 한국인 이민자 가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