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당신에게 무엇입니까
이지영 지음|글항아리|412쪽|1만9800원
클래식 음악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연주자가 되기 위해서도, 감상자가 되기 위해서도 시간이 요구된다. 그래서일까.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말한다. “사골·와인·된장. 뭔가 오랜 시간 끓이고 익히고 숙성시켜서 맛이 우러나오는 음식을 정말 좋아해요.”
음악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음악인, 평론가 등 14명에게 질문한다. “음악, 당신에게 무엇입니까.” 쇼팽으로 유명해진 조성진이지만 그는 자신을 잘 표현해줄 음악으로 슈베르트를 꼽는다. “제게 슈베르트의 음악은 ‘투명함’이에요. 흔히 슈베르트의 음악을 슬프다고 하는데, 선입견일 수 있어요.” 소프라노 조수미에게 음악은 자신이 지닌 소리에 대한 고민이다. “‘성악가는 몸이 악기다’라는 말이 있죠. 저는 로마 유학을 오기 전까지 제가 메조 소프라노인 줄 알았어요.”
이 책의 시작은 영화만큼 음악에 공들이는 박찬욱 감독과의 인터뷰였다. 그는 음악에 대한 애정을 이렇게 말했다. “영화를 잘 안 봐요.(웃음) 음악 듣는 것보다 영상을 따로 챙겨보는 게 더 어려울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