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멈췄던 야외 대형 음악 축제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정부의 거리 두기 전면 해제와 함께 대중음악공연의 실내·외 인원 제한이 사라지면서다. 공연 주최사들은 발 빠르게 좌석 수를 늘리거나, 공연 운영 계획을 수정하고 있다.
◇거리 두기 전면 해제, 부활하는 음악 축제
18일 문화체육관광부는 “거리 두기 전면 해제 첫날인 오늘부터 공연 중 지정 좌석제, 방역 관리 인원 배치 의무도 해제됐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앞서 7일에도 거리 두기 완화에 따라 공연 인원 제한과 좌석 간 거리 두기를 전면 해제하고, 방역 관리 인원 또한 전체 관객 수의 5% 이상 배치에서 3% 이상으로 완화했다. 하지만 ‘지정 좌석제’ 공연 원칙만큼은 풀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 마지막 규제까지 풀리면서 사실상 코로나 등장 이전처럼 자유로운 공연이 가능해진 것이다. 특히 ‘자제 권고’가 붙긴 했지만 공연 중 ‘함성’도 금지가 풀려 ‘떼창’ 공연 또한 가능해졌다. 다만 문체부는 “공연 중 취식은 일주일 해제 적용이 유예돼 25일부터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공연 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5월 27~29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88 잔디마당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공연을 멈췄던 서울재즈페스티벌이 3년 만에 열린다. 당초 지정 좌석 5000석을 계획했지만, 거리 두기 해제로 1만 명까지 동원 관객 수를 늘린단 계획이다.
다음 달 14~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뷰티풀 민트 라이프’도 기존 5000석에서 8000석까지 야외 공연 좌석을 늘린다. 이 축제는 지난해 거리 두기 중 열렸을 땐 전 관객에게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했고, 음성 확인 시에만 입장시켰다. 하지만 이젠 검사가 필요 없다. 이 밖에도 이달 30일부터 5월 1일까지 ‘원더랜드페스티벌’, 6월 25일~26일 양일간 ‘서울 파크뮤직페스티벌’이 88잔디마당에서 개최된다.
오는 26일부터 5월 1일까지 서울 용산구 노들섬 복합문화공간에서 100여 명 재즈 뮤지션이 총출동하는 ‘서울 재즈페스타’가 1만석 규모로 열린다. 지난해엔 거리 두기 등 문제로 전야제 성격의 공연만 열었지만 올해는 축제 형태를 갖추게 됐다.
수만 명이 집결하던 ‘EDM(전자음악) 페스티벌’도 부활한다. 6월 24일~26일 워터밤 뮤직페스티벌이 3년 만에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거리 두기 해제 발표 후 공연일을 당초 7월에서 6월로 앞당기고, 대형 야외 무대가 있는 잠실종합운동장으로 장소를 확정했다.
◇'스탠딩석’ 부활, 공연업계 회복 이끌까
업계에선 특히 ‘스탠딩석’ 부활을 반긴다. 관객 동원 인원을 크게 좌우해서다. 대형 야외 음악 축제가 줄줄이 열릴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은 거리 두기 포함 지정석이 5000명, 일반 지정석은 8000명, 스탠딩석까지 포함하면 1만4000명가량 관객을 동원할 수 있다.
지난달 방탄소년단(BTS)의 서울 콘서트가 열린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도 일반 지정 좌석제는 약 6만9000명, 스탠딩석 포함으론 최대 10만 명 관객을 동원할 수 있다. 하지만 BTS는 당시 거리 두기 적용으로 회당 1만5000명씩, 총 3회 차 공연에 4만5000명만 입장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다수의 방역 인력을 운영할 여력이 되는 BTS니깐 가능했던 것”이라며 “일반 공연은 코로나 시국 이곳 대관 자체도 힘들었다. 괜히 88잔디마당으로 다들 몰린 게 아니다”라고 했다.
스탠딩석과 함께 사라졌던 중·소규모 무대들도 돌아올지 주목된다.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에 따르면 대중음악 공연계 매출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90%까지 감소했다. 협회의 고기호 이사는 “음악 축제 지정 좌석제는 사실상 헤드라이너(간판급 출연자)급 유명 가수들이 서는 대형 단일 무대에만 적용이 가능했다. 그 결과 인지도 낮은 신인급 가수들이 설 무대가 많이 사라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