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들이 돌아온다. 17일 SM엔터테인먼트는 오는 8월 걸그룹 소녀시대가 올해 데뷔 15주년을 기념한 신보 앨범을 낸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발매한 정규 6집 ‘홀리데이 나이트’ 이후 약 5년 만의 컴백이다.
이번 앨범은 특히 2014년 팀을 떠난 제시카 제외 8명의 멤버(태연, 써니, 티파니, 효연, 유리, 수영, 윤아, 서현)가 참여한다. 그간 연기자, 솔로앨범 활동으로 흩어졌던 소녀시대 멤버들이 한데 모여 노래하는 모습을 5년 만에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SM측은 “아직 신보에 포함될 신곡 숫자, 앨범 규모와 형식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2007년 8월 싱글 ‘다시 만난 세계’로 데뷔한 소녀시대는 2세대 한류를 이끈 대표 걸그룹이었다. 2012년 일본 진출 앨범 ‘걸스 제너레이션’으로 오리콘 차트 1위에 올랐고, 반년 만에 일본 판매량 100만장을 넘겨 밀리언셀러가 됐다. 한국가수로는 보아 이후 7년 만이었고, K팝 걸그룹으로는 최초였다. 2019년 빌보드 선정 ‘지난 10년 음악 산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노래 100곡’ 중 소녀시대의 미국 활동곡 ‘아이 갓 어 보이(2013년)’가 K팝 걸그룹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걸그룹은 보이그룹보다 생명력이 짧고, 팬덤 규모도 작다’는 편견을 깬 첫 타자이기도 했다. ‘키싱 유’, ‘오(oh!)’, ‘라이언 하트’ ‘지니’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사랑받았고, 비교적 높은 연령대의 열성팬도 몰려 ‘삼촌팬’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국내 대표 가요 시상식 중 하나인 가온차트 뮤직어워드에서 2014년 소녀시대가 앨범상을 받은 이후 국내 여가수가 이 상을 받은 적은 한 차례도 없다.
이들의 큰 인기가 한 때는 전국 여성들을 괴롭게도 만들었다. 이들이 2009년 ‘지(Gee)’ 활동 중 입고 나온 컬러 스키니진은 그 해 최고 인기 패션 아이템이 됐고, 수많은 여성이 얇은 스키니진에 다리를 욱여넣었다. 이후 그 고통이 일본으로도 전파됐다. 2010년 ‘지니(한국 곡명 소원을 말해봐)’ 일본 활동 때 각선미를 앞세워 선보인 다리춤이 큰 화제가 됐다. 이후 각종 일본 예능에서 “소녀시대 등 K팝 걸그룹처럼 예쁜 다리를 가지려면 어떻게 하나”란 수많은 일본 여성의 고민이 다뤄졌다. 소녀시대가 국내외 유행의 아이콘이었기에 벌어진 웃픈 열풍들이었다.
SM 관계자는 “남녀노소 모두가 따라부를 수 있는 히트곡을 보유한 걸그룹인 소녀시대는 우리 SM의 자부심”이라며 “올해는 오래 기다린 팬들을 위해 다채로운 활동을 이어갈 생각이다”고 했다. 신보 발매를 기념한 단독 리얼리티 프로그램 등을 선보인단 계획이다.
다만 복병은 일부 멤버들의 달라진 소속사 사정과 스케줄 조정. 현재 8명 멤버 중 서현, 수영, 티파니 영은 배우 활동 등을 위해 SM과 계약 만료 후 다른 소속사로 이적한 상태다. 앨범 발매 외에 공연 개최 등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 SM측은 “가급적 시간을 맞춰 미니앨범 혹은 정규의 형태로 팬들에게 화답하는 신보 활동을 최대한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