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스트로 정명훈(왼쪽)과 피아니스트 임윤찬(오른쪽)/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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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 말 현재 디지털(860만명)과 종이신문(70만명)에서 총 930만여명의 유료 구독자를 갖고 있는 미국 언론기업 뉴욕타임스(NYT)는 4700명의 임직원 중 절반 정도가 MZ세대입니다. 또 “웹이나 앱으로 NYT를 읽는 미국 구독자들 가운데 55% 정도는 MZ세대”라고 NYT는 홈페이지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콘텐츠 제작과 소비의 주체라는 각도에서 볼 때, NYT는 MZ세대 비중이 세계 주요 언론사 가운데 가장 높은 편에 속합니다. 그렇다고 1700여명의 NYT 기자들이 MZ세대 일색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입니다. 오히려 우리나라 기준 정년(만 60세)을 넘긴 나이인데도, 현장을 취재 하며 기사 쓰는 이들이 수두룩합니다.

미국 뉴욕시 중심부인 맨해튼에 위치한 뉴욕타임스(NYT) 본사. 1851년 창립된 세계적인 권위지이다./NYT 제공
뉴욕타임스 본사 편집국 내부 모습/조선일보DB

◇60~70대 기자 수두룩한 뉴욕타임스

2015년 9월부터 워싱턴지국장으로 7년 넘게 일하고 있는 엘리자베스 부밀러(Elisabeth Bumiller) 기자는 1956년생입니다. 그녀는 NYT의 보도·편집 총괄 임원인 조셉 칸(Joseph Kahn·58) 편집인(executive editor) 보다 여덟살 더 많습니다.

부밀러 기자는 편집국에 7명 있는 부국장 대우(assistant managing editor) 중 한 명입니다. 그녀 위로 편집인과 2명의 편집국장(managing editor), 4명의 부국장(deputy managing editor)이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부밀러 뉴욕타임스 워싱턴지국장/NYT 제공

낮은 사내 직급 서열(序列)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뒷방이 아니라 현장을 매일 호흡하는 게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워싱턴지국은 백악관, 연방의회, 대법원, 법무·국방·상무부 같은 행정부, 싱크탱크, CIA·FBI, 외국대사관, 대기업 등을 취재하는 100명이 넘는 엘리트 기자를 둔 회사 안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지국(bureau)입니다.

워싱턴포스트를 거쳐 NYT에 입사한 그는 뉴욕시청 취재팀장을 지냈고 콘돌리자 라이스(Condoleezza Rice) 전 국무장관 전기(傳記)를 비롯한 저서 3권을 냈습니다.

그녀와 함께 일하는 데이비드 생어(David Sanger) 워싱턴지국 수석 기자(chief correspondent)는 1960년생입니다. 그는 수 년 전 뉴욕 본사에 들어와 보직(補職)을 맡으라는 제의를 사양(辭讓)하고 외교정책과 핵, 사이버 분야를 취재하면서 모교인 하버드대에서 강의도 합니다.

퓰리처상을 두 차례 수상하고 도쿄지국장 경험도 있는 그는 중국과 북한의 사이버 전쟁 활동을 집중조명한 <퍼펙트 웨펀(The Perfect Weapon)> 등 3권의 전문서를 냈습니다.

데이비드 생어 뉴욕타임스 워싱턴지국 수석기자/하버드대 홈페이지

◇77세 여성 칼럼니스트, 주 1회 이상 칼럼 써

칼럼니스트들도 비슷합니다. NYT 역사상 첫 여성 논설실장(editorial page editor)으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재임한 게일 콜린스(Gail Collins)는 1945년생이니 지금 77세입니다. 그녀는 지금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주 한 차례 이상 칼럼을 씁니다. 여성 문제 등을 포함해 6권의 저서를 썼습니다.

게일 콜린스 뉴욕타임스 오피니언 칼럼니스트, 전 논설실장

한국에도 유명한 토마스 프리드먼(Thoms Friedman)은 1953년생이고, 여성 칼럼니스트인 모린 다우드(Maureen Dowd)는 1952년생입니다. NYT내 15명의 오피니언칼럼니스트 중 5명이 1940~50년대생입니다.

모든 신문기자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NYT나 워싱턴포스트 같은 유력 언론사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기자들은 60대를 넘어 70~80대까지 장수(長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편집국장이나 임원급 간부를 지낸 뒤에도 기자로 복귀해 ‘글 쓰기’에 매진하는 게 불문율(不文律)이 돼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에서 편집국장과 편집인을 지낸 A.M. 로젠탈은 기자 겸 칼럼니스트로 다시 돌아와 1987년 1월부터 1999년 말까지 'On My Mind'라는 기명 칼럼을 매주 2번씩 썼다. 당시 그는 77세였다./NYT 제공

이들은 신문사를 떠난 뒤 전업 작가로 변신하기도 합니다. 이들이 쓴 책은 기자 특유의 간결한 필치와 현장과 팩트에 기반한 글쓰기에 힘입어 자주 베스트셀러 또는 스테디셀러가 됩니다. 이런 활동은 당사자에겐 풍부한 은퇴 생활로 이어지며, 사회적으로는 의미와 생산성을 갖춘 기여(寄與)로 평가됩니다.

많은 선배 대기자(大記者)들이 이런 전통(傳統)의 초석을 놓았는데, 이 가운데 해리슨 솔즈베리(Harrison Salisbury·1908~1993년)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는 자신의 29번째이자 마지막인 갓나온 책을 끼어 든 채 소련 붕괴를 다룬 신간평을 쓸 목적으로 저자를 인터뷰하러 부인이 모는 차를 타고 가다가 심장마비로 85년의 삶을 마감했습니다.

해리스 솔즈베리 니먼 리포트 1993년 가을호/하버드대 니먼 재단

◇85세까지 불굴의 기자 정신...29권 저서 남겨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그는 ‘뼛속까지 순도(純度) 100% 기자’였습니다. 정상급 공산권 전문기자였던 그는 30대에 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의 두 번째 큰 도시인 레닌그라드 방어 작전을 종군 취재했습니다. 61세이던 1969년에 예전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저서 <900일(The 900 Days : The Siege of Leningrad)>을 냈습니다. 이 책은 꼼꼼하고 권위있는 저술로 정평 나 책을 바탕으로 영화가 제작될 정도였습니다.

해리슨 솔즈베리 900days

NYT 모스크바지국장을 맡고 있던 1955년 국제보도 공로로 퓰리처상을 받은 솔즈베리는 미국이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자, 65세이던 1973년 회사를 그만두고 중국 탐구를 시작했습니다. 70대 중반에 1930년대 마오쩌둥의 장정(長征) 길을 직접 답사한 뒤 <장정 :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The Long March: The Untold Story)>라는 책을 77세이던 1985년 냈습니다.

1989년 6월 4일 베이징 시내에서 천안문 시위가 벌어졌을 때는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유혈 사태를 “마치 신참 기자가 화재 현장을 묘사하듯” 미국 방송에 현장 중계했습니다. 그의 나이 81세였습니다.

1989년 5월 중국 베이징 시내 천안문 일대의 시위 군중. 맨 위 오른쪽엔 경찰복을 입은 시민도 있다. 사진/David Chen

75세부터 84세까지 9년 동안 4권의 중국 관련 저서를 냈는데, 사망 1년 전에 낸 600여쪽 분량의 <새로운 황제들(The New Emperors: China in the Era of Mao and Deng)>은 중국 전공 교수나 연구원들이 쓴 책보다 더 수준높은 연구서로 격찬받았습니다.

그의 사망 직후, 하버드대 니먼재단(Nieman Foundation)은 1993년 가을 18명의 언론인·작가들의 회고담을 모아 ‘해리슨 솔즈베리 특집’을 실었습니다. 이들은 “솔즈베리는 소박하고 정직하고 끈질긴 기자였다. 어느 민족·인종이건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랑에 충만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80세에도 15세 소년이 지니는 미지(未知)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정열에 불타 있었고, 지식에 대한 끝없는 탐구자였다”는 평도 나왔습니다.

뉴욕타임스 모스크바 지국장과 워싱턴 지국장을 지냈고 베스트셀러를 쓴 헤드릭 스미스 전 NYT 기자/C-SPAN 제공

생존 언론인 중에는 올해 89세인 헤드릭 스미스(Hedrick Smith·1933~ )가 돋보입니다. 그는 41세이던 1974년까지 두 차례 퓰리처상을 받은 엘리트 기자로 1976년부터 79년까지 현장 요직(要職)인 워싱턴지국장으로 일했습니다. 이후 그는 스스로 워싱턴지국 수석기자로 직급을 낮춰 1988년까지 9년간 더 현장을 뛰었습니다.

◇기자가 쓴 책, 16개국 번역·대학교재로 쓰여

5명의 대통령과 행정부를 워싱턴 DC에서 취재한 그는 1988년 <파워 게임(The Power Game)>을 냈습니다. 이 책은 지금도 각국 외교관과 상주특파원은 물론 미국의 초임(初任) 대통령, 초선(初選) 연방의원과 보좌관, 로비스트들의 ‘워싱턴 정치 입문’ 필독서입니다. 그가 모스크바지국장 근무(1971~73년)후 1976년에 낸 첫 저서 ‘러시아인들(The Russians)’은 그해 전국 1위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16개국 언어로 번역됐습니다. 많은 미국 대학 러시아 강의 교재로 쓰였습니다.

헤드릭 스미스 기자의 생애 첫 저서로 전국 베스트셀러가 된 '러시아인들'/Amazon

1989년 신문사를 떠나 ‘헤드릭 스미스 프로덕션’(Hedrick Smith Productions)을 차린 그는 미국 정치, 러시아 관련 동영상과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공영방송 PBS에 정치 분석가로 25년 동안 매주 출연했습니다.

스미스는 89세인 지금도 정치 개혁 웹사이트와 유튜브 방송 채널을 운영합니다. 그의 인생 역정은 미국 일류 기자(記者)들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보여주는 동시에 한국 언론인들에게도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교수 능가하는 전문성과 깊이, 재미

업(業)에 대한 열정을 갖고 몰입하는 미국 언론인의 직업주의(professionalism)는 탁월한 고급 저널리즘을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강력한 원천입니다. 전·현직 언론인들의 높은 전문성과 뛰어난 저작물들은 기자에 대한 사회적 평판을 높이고, 사회가 그에 걸맞는 좋은 대우(待遇)를 해주는 합당한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직업주의’ 정신은 스포츠·생활·과학·의학 분야 기자들이라고 예외가 아닙니다. 레드 스미스(Red Smith·1905~82년)는 여러 신문사를 거쳐 66세이던 1971년 NYT 기자로 정식 채용된 뒤 1970년대 내내 매주 4편의 스포츠 칼럼을 썼습니다. 이를 위해 그는 매일 하루 평균 18시간씩 일을 했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스 1986년 3월2일자 40면에 한 개면으로 실린 레드 스미스 기자 관련 기사/NYT 캡처

대학 졸업 후 스포츠 기자가 되려고 언론사 100여곳에 편지를 써 보냈을 만큼, ‘기자(記者)’ 직업에 대한 ‘열망’을 그는 평생 품고 살았습니다. 그는 1975년 미국 스포츠 기자로선 두 번째로 퓰리처상을 받았고 1982년 사망 나흘 전까지 매주 3편의 칼럼을 썼습니다.

간결하고 아름다운 문장을 구사한 레드 스미스의 칼럼은 스포츠에 관심없는 영어 교사들도 강의용 교재로 쓸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많은 팬을 갖고 있었습니다.

퓰리처 수상 언론인이자 유모리스트(humorist)인 러셀 베이커 기자의 1983년 당시 모습. NYT 편집국 안에서 촬영했다./AP

러셀 베이커(Russell Baker·1925~2019년) 기자가 쓴 유머 칼럼도 학교에서 종종 영어 교재로 쓰이는 명문으로 회자됩니다. 백악관, 의회, 국무부 등을 8년간 취재한 베이커는 1962년부터 98년까지 36년 동안 NYT에 ‘옵서버(Observer)’라는 칼럼을 썼고, 1992년부터 2004년까지는 미국 PBS의 ‘걸작 극장(Masterpiece Theatre)’ 프로그램 진행을 맡아 ‘언론인 외길’을 걸었습니다.

별도 취재를 통해 심층 저서를 내는 미국 언론계의 전통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60세 이후에 낸 10권을 포함해 1974년부터 지금까지 21권의 저서를 낸 밥 우드워드(Bob Woodward·1943~) 기자와 <보보스(Bobos)>, <인간의 품격(The Road to Character)> 등 7권을 쓴 데이비드 브룩스(David Brooks·1961~) NYT 컬럼니스트 등이 후계자들입니다. 브룩스는 미국 학술원 회원이기도 합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지국의 피터 베이커(Peter Baker) 백악관 취재팀장이 부인 수전 글래서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 4년을 분석한 책(왼쪽). 옆은 같은 회사 백악관 취재팀 후배 기자인 매기 해버먼(Maggie Haberman)이 쓴 책이다. 각각 752페이지, 608페이지 분량으로 2022년 9월과 10월에 출간됐다.

◇‘업(業)’에 충실... ‘온리 원’ 추구하는 자세

이들의 삶은 ‘직(職)에 매달리지 않고 기자(記者)라는 업(業)의 본령에 충실’이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세상 사람들은 좋은 글과 잘 쓴 기사를 읽고 기자의 이름과 취재력, 문제의식으로 인정해주지 무슨 부장, 무슨 국장, 무슨 상무나 무슨 사장으로 기억하지 않는다”는 말 그대로입니다.

사실 ‘직(職)’이 아닌 ‘업’을 추구하는 모습은 미술, 음악 등 예술계에서는 당연한 상식입니다. 이들이 죽는 날까지 꿈꾸는 것은, 어떤 ‘장(長)’ 같은 감투가 아니라 세계 최고의 ‘작품’입니다.

경북 예천군 출신인 한국 단색화의 거장(巨匠) 박서보(朴栖甫·1931~ ) 화백은 80세에도 “나는 언젠가는 거장이 될 겁니다”는 마음으로 노력했습니다. 그랬더니 그의 딸 박승숙이 책 <권태를 모르는 위대한 노동자>에서 “어느 날 아침, 자고 일어나니 아버지가 갑자기 잘 팔리는 화가로 둔갑해 있었다”고 쓴대로 이뤄졌습니다.

2014년 11월 6일 프랑스 파리의 대형 화랑 '갤러리 페로탱'에서 열린 개인전에서 박서보 화백이 자신의 작품 '묘법' 앞에 서 있다./조선일보DB
박서보 화백 출품작 묘법 No.170606

84세이던 2015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그의 ‘단색화’가 주목받으면서 세계적 작가가 된 것입니다. 박 화백의 말입니다.

“한국에서 태어나서 공부하고, 단색화 운동을 해서 세계화를 시켜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림이 안 팔려도 ‘반드시 내 시대가 온다. 지금 세상이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뿐이다’고 확신하면서 죽자사자 그렸다. 그랬더니 결국 팔순을 넘어 세계 미술계에서 단색화의 대표 작가로 인정받게 됐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이나 지휘자 정명훈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넘버 원(number one)’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달라야 한다’는 강박감을 원동력 삼아 ‘온리 원(only one)’을 집요하게 추구합니다.

'반 클라이번 최연소 우승자'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2022년 11월 28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베토벤, 윤이상, 바버'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리’가 아닌 ‘업’을 쫓는 자세는 미국 정치인들에게도 정착돼 있습니다. 미국 연방의회에선 의원들이 한 상임위원회를 10년 넘게 맡으면서 그 분야의 전문성을 쌓는 관행이 굳어져 있습니다. 한국 국회의원들이 대부분 2년 마다 상임위원회를 쇼핑하듯 옮겨 다니며 ‘경력 쌓기’에 바쁜 것과 다른 것이지요.

3년 전 타계한 리처드 루거(Richard Lugar·1932~2019년·공화당) 의원은 1977년부터 2013년까지 6선(選) 연방상원의원으로 36년간의 의정 활동 대부분을 외교안보 분야에서 보냈습니다. 그는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과 간사로 18년 재임했습니다.

동료 연방상원의원인 샘넌(Sam Nunn·1938~ ·민주당)과 공동으로 핵무기와 화생방 무기감축을 목표로 한 ‘넌-루거 법(Nunn-Lugar Act)’을 발의해 1991년 통과시킨 그는 왠만한 외교안보 전문가를 능가하는 식견과 통찰력으로 정계에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리처드 루거 미국 연방상원의원이 2012년 5월 8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디애나주(州)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상원의원 후보 당내 경선에서 연설한 뒤 양손을 들어 지지자들의 박수에 답하고 있다./조선일보DB

◇‘꺾이지 않는 마음’...끝까지 정진하는 사람들

우리나라 언론계와 정계, 학계는 어떨까요? ‘직’을 쫓는 사람은 학벌이나 이력(履歷)을 목표로 삼고 자랑하지만, ‘업’을 추구하는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과 후대에 남길 업적에 혼신의 힘을 다합니다.

‘업’을 쫓는 이들은 마라톤을 뛰듯 중간에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끝까지 정진(精進)합니다. 이들은 자기정체성이 분명해 기자, 화가, 연주자, 정치인 등으로 소개할 뿐 장황한 이력으로 자신을 포장하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작품 이력’이 긴 사람과 ‘직의 이력’이 긴 사람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아직 ‘선진 도상국(advancing country)’ 단계에 머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더 성숙하고 속 깊은 진짜 ‘선진국(advanced country)’이 되려면, 먼저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합니다.

자리[職]를 쫓는 사람과 업[業]을 쫓는 사람, 오늘 지금 우리는 각자 어떤 사람을 지향해가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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