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도자기 파편을 이어 붙여 전혀 다른 형상을 빚어내는 작가 이수경(57)씨의 대표작 ‘번역된 도자기’가 세계적 명성의 박물관인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 소장품이 됐다. 도자기 파편을 잇고 금박을 입혀 새 생명을 부여하는 동시에 ‘금’을 ‘금(金)’으로 메운다는 언어 유희까지 아우르는 전매특허 작업이다. 지난달 이씨의 런던 개인전에 대영박물관 관계자가 방문해 2018년 청자 작품<사진> 구입을 결정한 것이다. 이씨는 15일 본지 통화에서 “박물관 내 한국관에 고려청자 등과 함께 전시돼 할머니와 손주가 어울리는 느낌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한글 특별전 ‘ㄱ의 순간’에도 ‘번역된 도자기’ 연작을 출품했다. 중국 단둥(丹東)을 통해 구한 100년 남짓된 북한 황해도 해주(海州) 도자기 파편을 재조합한 작품이다. 기존 작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한글 글귀가 파편 겉면에 적혀 있다. ‘…강 건너 산 넘어 이 고장 저 고장 집집마다 즐겨 쓰니 세상천하 제일이로구나.’ 한글의 의미와 상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