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장남 문준용(38·사진)씨가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 지원’을 신청해 서울시에서 1400만원을 지원받은 사실이 20일 확인됐다. 문씨는 최근 개막한 본인의 개인 전시 준비 명목으로 지원금을 신청해 수령했다. 문씨는 지난 5월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지원 작가로 뽑혀 약 3000만원을 받기도 했다.
지난 4월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은 “코로나19로 인해 직간접적인 타격을 입은 문화예술인 및 단체 지원을 위해 서울에서 활동하는 예술인 및 단체를 대상으로 예술 활동 지원을 통한 문화 예술계 위기 극복 및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한다”고 안내하고, 서울에 활동 거점을 둔 예술인들에게 코로나 피해 사실 확인서 등을 제출하도록 했다. 피해 사실 확인서에는 구체적인 피해 내역을 기술해야 한다. 서울문화재단 측은 “지원 시점까지 당초 문씨가 참여하려던 전시 3건이 코로나로 취소돼 손해가 크다는 내용이었다”고 했다. 접수는 4월 6일부터 17일까지였고, 결과는 29일 발표됐다. 문씨가 지원한 시각 분야에는 총 281건이 접수돼 문씨를 포함한 총 46팀이 선정됐다. 최저 지원금은 600만원, 최고액은 문씨 등 36명이 받은 1400만원이었다.
문씨의 개인전은 서울 회현동 금산갤러리에서 지난 17일 개막했고, 이곳 사장이 문 대통령의 초등학교 동창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인터넷에서 갑론을박이 일었다. 이곳은 대통령 딸 문다혜씨가 2년간 보조 큐레이터를 한 곳이기도 하다. 황달성 금산갤러리 대표는 20일 본지 통화에서 “대통령 아들인 문씨와는 대학 졸업 때부터 작가적 태도 등을 조언하며 관계를 맺어왔다”며 “이번 전시 개최가 대통령과의 친분 때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시는 23일까지 열린다.
대통령 아들의 개인전 소식은 정파적으로도 뜨거운 반응을 불렀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지난 18일 방송에서 “대통령 아들의 개인전을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이 미뤄지고 있다”는 내용의 주장을 폈고, 국민의힘은 정부의 코로나 사태 대응을 비판하며 “대통령 가족은 이 와중에 8년 만에 전시회를 연다는 뉴스도 있었다. 추구하는 바는 이해하지만 이 시국에 모범을 보여야 국민도 따르지 않겠나”라는 대변인 논평을 20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이날 전시장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갤러리 관계자는 “하루 방문객은 많아야 25명 정도”라고 했다.
문씨는 그림자가 빛의 각도에 따라 왜곡된 윤곽을 보여주며 이것이 환시를 빚어낸다는 생각에서 기인한 영상 작품 5점을 선보였다. 가장 비싼 건 5만달러(약 5500만원)로 가격이 책정돼있다. 한 점은 비매품, 나머지는 600달러~2만달러 수준이다. “아직 팔린 작품은 없다”고 갤러리 측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