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아트페어에 부산시장 가족이 운영하는 화랑이 참가해 논란이 예상된다.
12일 아트부산 측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부산 조현화랑이 다음 달 행사에 참가해 작품 판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조현화랑은 지난 8일 취임한 박형준 부산시장의 아내인 조현씨가 설립한 부산 유력 화랑으로, 현재 조씨의 아들 최재우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5월 14일 벡스코에서 개막하는 올해 아트부산에 부산시청은 민간경상보조금 명목으로 2억원을 지원한다. 부산시가 지원하는 아트페어 중 보조금이 가장 많다.
조현화랑은 부산시장 선거 직후인 지난 8일 개막한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참여 당시에도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시장 가족과 관계된 화랑이기에 자칫 아트페어가 정치적 로비 창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당시 화랑 측은 “판매하지 않고 작품 전시만 한다”며 논란을 피해갔지만, 다음 달 아트부산 행사에서는 고가(高價)의 작품 판매에 나서는 것이다. 조현화랑 측은 지난해 행사 참가를 확정지었고, 권대섭·김종학·박서보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정치인의 가족이기에 비판과 견제는 어느 정도 감내해야겠으나 아트페어에 나가는 것까지 문제 삼으면 아예 장사를 접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최대한 잡음을 줄일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술계 입장은 갈린다. “이해 충돌 방지를 위해 행사 불참을 통보하는 등의 방식으로 구설을 피했어야 한다”는 의견과 “장사까지 막는 건 가혹하다”는 의견이다. 한 화랑 관계자는 “세간의 눈총 때문에 생업까지 접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미술 작품을 돈과 권력의 결탁 수단으로만 연결짓는 것도 부정적 편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