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반구대(盤龜臺)의 고장으로 향했다.
비디오아트 거장 백남준의 ‘거북’(1993·사진)이 올해 개관 예정인 울산시립미술관 1호 소장품이 됐다. 텔레비전 166대를 거북 형상으로 설치한 대형 비디오 조각(10×6×1.5m)으로, 동양 정신과 서양 문물의 결합이라는 백남준 특유의 미학을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미술관 측은 “거북은 한반도의 유구한 역사성을 잘 반영하는데, 이 작품이 ‘반구대 암각화’로 대표되는 도시 울산에 온 것에 특별한 상징과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반구대는 엎드린 거북 모양의 지형에서 비롯된 이름으로, 암각화 상단부에는 풍요를 상징하는 거북 등 동물 형상이 다수 새겨져 있다.
이 작품은 재미(在美) 사업가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이 소장하던 것으로, 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독려 차원에서 시중 거래가의 절반 미만 가격에 넘겼다고 한다. 이 미술관 1·2·3호 소장품 모두 백남준 작품으로 채워졌는데, 백남준에게 베네치아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안긴 ‘시스틴 채플’(1993), ‘케이지의 숲, 숲의 계시’(1992~1994)가 그 주인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