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된 영상 중 일부. 중국 위나라가 당시 백제가 위치한 충청도까지 지배한 것으로 표기했다. /배현진 의원실 제공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중국에서 주장하는 동북공정 내용을 담은 영상을 전시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중국의 동북공정 주장 영상을 그대로 전시한 국립중앙박물관의 행태를 질타했다./국회TV

지난 7일 민 관장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국립중앙박물관에 동북공정 시각이 담긴 영상을 수개월 방치했다는 지적에 “다시는 이같은 사소한 실수가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 영상이라 (문제가 된 부분이) 순간적으로 넘어가서 집중해 보지 않으면 거르지 못한다”라며 “담당자의 단순한 실수가 뼈아픈 실수가 됐다”라고 했다.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문제가 된 영상은 중국 역사를 약 6분 분량으로 정리한 것이다. 이 영상은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중국관 입구에 올 3월부터 지난달 15일까지 전시됐다가 동북공정 논란이 일자 교체됐다. 이 기간 박물관을 찾은 인원은 약 57만명으로 알려졌다.

영상에 포함된 지도에는 중국 위나라의 영역을 당시 백제가 위치한 충청도까지 포함해 표기했다. 또 중국 한나라의 영역은 한강 이북 지역까지, 명나라는 만주 지역까지 다스렸다고 표기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 동북공정 논리와 유사하다며 비판했다.

제작에 총 1억2000만원이 투입된 이 영상은 외부 전문가의 감수 없이 박물관 자체적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박물관 내부 학예직 전문인력 90명은 이 오류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날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일본 식민 사관을 반영한 가야사 표기로 ‘친일’ 논란에 이어 올해는 동북공정으로 ‘친중’ 파문까지, 중앙박물관이 역사 왜곡을 자초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