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박스는 뭔가를 담는 상자다.
이번엔 미술이 들어갔다. 얼마 전 개관한 컨테이너박스 미술관 ‘달하미술관’이 가장 최근의 사례로, 화물용 컨테이너박스 전면부를 쇼윈도로 바꿔 전시장으로 개조한 전북 최초의 이른바 ‘간이 상설 미술관’을 표방한다. “지역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정읍시립미술관 소장품 및 지역 작가의 신작을 사람들이 밤이건 낮이건 오며 가며 볼 수 있도록 기획한 공간이다. 미술을 일상 쪽으로 더 가까이 운송한 것이다.
컨테이너박스가 새로운 형태의 미술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 사태도 한몫했다. 큰 건축비 없이 야외 전시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데다, 내부에 들어가지 않고도 쇼윈도를 통해 비대면 관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양평군립미술관은 2020년 미술관 앞에 컨테이너박스 세 동을 설치한 뒤 ‘컨테이너 아트랩’이라고 명명했다. “공간의 특수성에 맞게 실험적인 전시를 후원한다”는 의미다. 화물용 컨테이너박스지만 항온·항습 시설도 완비했다. 올해도 이곳에서 공모로 선발된 지역 청년 작가 단체전을 잇따라 진행하는 미술관 측은 “기존 미술 공간을 확장하는 차원에서 도입한 장소인 만큼 군민 큐레이터를 양성해 컨테이너박스용 전시를 맡기는 프로젝트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이곳은 또한 밤의 미술관이다. 자정까지 개방되는 달하미술관뿐 아니라, 경기도 오산시립미술관 컨테이너박스 미술관 역시 일몰 이후부터 밤 12시까지 불 밝힌다. “주변을 산책하며 늦은 시간에도 미술과 함께하는 문화생활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전남 순천에 놓인 ‘해 지면 열리는 미술관’도 같은 이유로 이름값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