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베네치아비엔날레 러시아 국가관 건물. /인스타그램

세계 최대 미술 축제 베네치아비엔날레 개막을 한 달 앞두고, 러시아 예술가들이 참가 포기를 선언했다. 자국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으로 야기된 살생에 대한 항의 표시로 해석된다.

비엔날레 러시아 국가관 측은 27일(현지 시각)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59회 베네치아비엔날레 러시아 국가관 대표 작가로 선정된 알렉산드라 수하레바·키릴 사브첸코브와 예술감독 라이문다스 말라사우스카스는 올해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으며 전시장은 폐쇄된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으로 인해 전시 작가와 큐레이터가 사임을 표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측은 새 전시 기획자를 구하는 대신 전시 포기를 택했다. 올해 베네치아비엔날레는 4월 23일 개막한다.

소련 출신 큐레이터 말라사우스카스는 이날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오늘부로 러시아 국가관 예술감독 직책을 내려놓는다”며 “러시아의 군사적 침략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폭격을 고려할 때 더는 작업을 진척시킬 수가 없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올렸다. 참여 작가인 키릴 스바첸코브 역시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죽어가는 때, 그들이 대피소에 숨어 있는 때, 러시아 시위대가 침묵을 지키고 있는 때, 더는 남길 말이 없다”면서 “러시아 태생인 나는 베네치아에서 작품을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우크라이나 국가관 역시 전쟁 발발 직후 작업 중단을 발표한 상태다. 현재 우크라이나 북동부 도시 하르키프에 머물고 있는 대표 작가 파블로 마코프는 미술전문매체 아트넷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내 집에서 도망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