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느 수집가의 초대 - 고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을 관람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건희 컬렉션 대부분을 소장한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각기 다른 장소에서 진행한 지난해 특별전과 달리 관람객이 기증품 특징과 참모습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한자리에서 개최되며, 오는 28일부터 8월 28일까지 열린다. 2022.4.27/뉴스1

이건희 컬렉션, 전국 방방곡곡서 총출동.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문화유산과 미술품 기증 1주년을 맞아 전국 7곳 국·공립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기증품 295건 355점이 총집합했다. 28일부터 8월 28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에서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 주최하고 공립미술관 5곳이 참여한 이 전시에는 대구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강원 양구 박수근미술관, 제주 이중섭미술관 등 7개 기관 기증품 295건 355점이 전시된다.

◇전시의 수퍼스타, 모네와 정선

전시의 ‘얼굴 마담’이자 ‘수퍼스타’는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18401926)과 국보로 지정된 조선 후기 화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1751).

‘수련이 있는 연못’은 수련과 물 표면의 변화에만 집중해 꽃과 물을 모호하게 표현한 모네 만년의 작품. 일반에 전시되는 것은 처음이다. 이 작품은 추상화의 출현을 예고한 표현법이라 평가받았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공동 주최한 고 이건희기증 1주년 기념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 언론공개회가 열린 27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기자들이 기증 국보인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취재를 하고 있다. 2022.04.27. pak7130@newsis.com

장맛비 그치고 운무가 걷힌 인왕산의 풍경을 힘찬 필치로 그린 ‘인왕제색도’는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의 이건희 컬렉션 전시 때도 관람객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불러모은 작품. 이번 전시에서는 ‘봄, 여름, 가을, 겨울 풍경’ 중 ‘여름 풍경’의 맥락에서 출현한다.

두 수퍼 스타를 한꺼번에 알현할 수 있는 기간은 아쉽게도딱 한 달. ‘인왕제색도’는 5월 31일까지 전시된 후 가을 풍경인 김홍도의 ‘추성부도’, 겨울 풍경인 박대성의 ‘불국설경’, 봄 풍경인 남계우의 ‘나비’ 등과 차례로 교체된다. 국립중앙박물관측은 “조명에 약한 고서화의 특성상 작품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인 동시에 이어지는 지방 박물관 순회 때문이기도 하다”고 교체 이유를 밝혔다.

◇정약용이 전하는 ‘어느 가족의 사연’

5월은 가정의 달. 다산(1762~1836) 정약용이 어느 가족의 애달픈 사연을 빼어난 필치로 전한다.

조선시대 강진 사람 정여주는 서른 살짜리 아들을 잃었다. 애끊는 마음을 다산에게 전해, 일찍 죽은 아들의 사연을 글로 써달라 했다. 정여주의 마음은 홀로 남은 며느리에게도 미쳤다. 아버지 없이 홀어머니 아래 자라는 자식을 엄하게 키우는 며느리의 교육철학을 이해하고 이 또한 정약용에게 적어달라 했다. 이렇게 탄생한 ‘정효자전(鄭孝子傳)’과 ‘정부인전(鄭婦人傳)’도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과 마찬가지로 이번 전시를 통해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특히 ‘정부인전’은 다산의 문집 ‘여유당전서’에도 수록되지 않았다. 이수경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다산 글씨는 편지를 통해 많이 알려져 있는데 편지는 대부분 흘려쓴 글씨라 빼어난 다산의 필적을 보여주는 드문 서예 작품”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느 수집가의 초대 - 고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가 정약용의 ‘정효자전’(위)과 ‘정부인전을 관람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건희 컬렉션 대부분을 소장한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각기 다른 장소에서 진행한 지난해 특별전과 달리 관람객이 기증품 특징과 참모습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한자리에서 개최되며, 오는 28일부터 8월 28일까지 열린다. 2022.4.27/뉴스1

◇관람권 예매는 한 달 전에 해야

이번 전시의 세 가지 테마는 사람, 자연, 물건. 인간이 자연과 교감하고 이해하는 과정, 물건이라는 수집품에 담긴 인류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러한 철학을 드러내기 위해 전시는 컬렉터의 집을 은유하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가족과 사랑’을 주제로 한 제1부는 장욱진의 ‘가족’, 임옥상의 ‘김씨 연대기’, 백영수의 ‘모자상’ 등 가족애를 볼 수 있는 근현대 미술작품 위주로 꾸렸다. 2부에서는 자연과 인류의 교감을 보여주며 이중섭의 ‘황소’, 인간이 흙과 금속을 활용해 만들어낸 토기와 도자기, 금속공예품을 전시한다. 불교미술품은 생각을 전달하는 인간의 지혜를 보여주기 위한 작품으로 기능하는데, 14세기 고려불화인 ‘수월관음도’가 불교미술작품의 ‘메인 스타’로 등장했다. 수월관음도는 첫 2개월간만 전시되며, 이후 ‘천수관음보살도’로 교체된다.

<YONHAP PHOTO-4656> 어느 수집가가 모은 물건들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어느 수집가의 초대 -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언론공개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은 전시 작품 중 수집가가 모은 조선시대 물품들. 28일 개막하는 이번 전시에서 공개되는 작품은 295건 355점으로 이중 국보는 '금동보살삼존입상'과 '초조본 현양성교론 권11'을 비롯해 6건 13점, 보물은 '봉업사명 청동향로' 등 15건 20점이다. 2022.4.27 utzza@yna.co.kr/2022-04-27 11:23:44/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관람권은 한 달 전 미리 예매해야 한다. 5월 2일, 5월 30일, 6월 27일 월요일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 티켓 홈페이지에서 시작한다. 회차당 관람 인원은 100명이며 인터넷 예매 70명, 현장 발권은 3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