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거팩에 넣은 금붕어가 죽어가는 모습을 전시한 'FISH'. 동물학대 논란으로 금붕어는 회수됐다. /전남도립미술관

금붕어를 링거팩에 가둬놓고 죽어가는 모습을 전시한 설치미술 작품이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전시된 금붕어는 모두 15마리였고, 이 중 5마리가 폐사했다.

문제의 작품은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지난달 30일 개막한 기획전 출품작 ‘FISH’다. 작품을 제작한 유벅(본명 유성일) 작가에 따르면, 시간이 흐르며 서서히 숨이 끊어지는 금붕어를 보여줌으로써 생사(生死)의 이중성과 이를 통한 인간성의 성찰을 은유했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로터 “잔인하다” “남녀노소 관람하기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다수 나왔다. 게다가 동물보호 단체까지 가세해 문제를 제기하자 미술관은 결국 링거팩 안에 있는 금붕어를 모두 회수했다. 13일 미술관 관계자는 “관람객의 의견과 동물보호단체의 입장을 존중해 작가와 협의한 뒤 금붕어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9월까지 열리는 이번 기획전(‘애도’)은 전쟁 및 재해로 인해 야기된 다양한 상실의 상황을 어떻게 애도하고 승화했는지 작품으로 보여준다는 취지였으나, 예기치못한 비판으로 자기 모순에 직면하게 됐다. 유벅 작가는 “금붕어가 빠져 작품으로서 의미는 없어졌다”며 “일반인의 시선에서는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예술가는 일반인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표현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