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천용 2016년작 '바라보다'(116.8×72.7㎝). /월하미술

화가 안천용(85)씨는 강제 징용으로 끌려간 아버지를 찾으러 어머니 손에 이끌려 일본으로 건너갔다. 다섯 살 나이였다. 아버지와 극적으로 상봉해 시마네현에 터를 잡았다. 소학교에서 그림에 소질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난했지만 우수한 실력으로 무사시노 미술대학에 입학했다. 고(故) 신격호 롯데 회장이 강제 징용 후손들에게 지급한 장학금으로 4년간 학교 생활을 했다.

멸시와 차별 속에서 그림은 도피처였다. 그림 곳곳에 그리운 어머니가 있다. “고향을 등지고 바다를 건너던 어머니와 그 또래 여인들의 모습이 늘 기억에 남아 있다”고 했다. 최근 20년간 그린 그림 130점을 선보이는 개인전이 서울 갤러리 월하미술에서 9월 23일까지 열린다. 화가는 9년 전 한국으로 들어와 화업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