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정된 국립현대미술관 신임 학예연구실장이 음주운전 전력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징계에도 회부돼있는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학예연구실장은 사실상 미술관의 핵심인만큼, 이 같은 도덕적 타격이 향후 국립미술관을 둘러싼 대외적 평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 16일 학예연구실장 최종 합격자를 통보했다. 합격자는 박모 학예연구관이다. ‘이건희 컬렉션’ 기증품 분류 및 연구 등을 지휘하고 굵직한 주요 전시를 진행한 베테랑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2020년 음주운전 적발로 정직 1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받은 사실이 본지 취재 결과 드러났다. 미술관 관계자는 “분명 문제가 큰 사안이지만 법적으로는 임용에 하자가 없다”고 했다. 공무원임용령에 따르면, 음주운전의 경우 징계 처분 완료 후 18개월이 지나면 승진 임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부서 내 부하 직원이 해당 학예관을 직장 내 괴롭힘 건으로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해 현재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사실도 함께 드러났다. 윤범모 관장은 “당시 정황을 상세히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누가 옳고 그른지 쉽게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징계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박모 학예연구관은 미술관 홍보과를 통해 “음주운전 건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며 “26년간의 경험을 살려 조직의 안정적 발전에 헌신하겠다”고 본지에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2020년부터 경력 경쟁 채용(전문임기제 가급) 형태로 전환됐다. 내부 및 외부 전문가를 포괄해 공모하고, 국립현대미술관이 심사위원단을 꾸려 선발하는 방식이다. 윤범모 관장은 “미술관 내부에서 절차를 진행하긴 했지만 인사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학예연구실장 임기는 2년이고, 최장 5년까지 연임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