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별세한 파독 간호사 출신의 ‘생명의 화가’ 노은님(1946~2022)을 기리는 미술관이 건립될 예정이다. 지자체나 전속 화랑이 아닌 화가의 열혈 팬, 일명 ‘노은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한솔문화재단 ‘뮤지엄산’ 조성에 참여했던 권준성(52)씨가 그중 한 명이다. 노은님과 20여 년간 교류하며 보필해온 권씨는 “작가의 그림과 인품에 감명받아 오랜 시간 따랐다”며 “그의 순수한 작품 세계를 더 많은 이들이 접하고 위로받을 수 있도록 수년 전부터 계획했다”고 말했다. 과거 전시 기록물이나 일기 등의 아카이브를 상시 전시하고, 후원자들의 주요 소장품도 기획전 형태로 소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 경기도 파주에 건물을 매입했고, 이르면 오는 12월 상설 전시장부터 오픈할 계획이다.
미술관은 전시장·레지던시·연구소 등으로 구성되고, 입장료 없이 노은님의 대표 연작 ‘마리타가 만든 정원’처럼 동식물이 평화로이 어울리는 공간을 지향한다는 복안이다. 고인의 장례식은 작가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설치된 독일 함부르크 알토나 성 요하니스 교회에서 다음달 9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