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화 거장 몬드리안(1872~1944)의 그림이 77년 동안이나 거꾸로 걸려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가디언·아트넷뉴스 등 주요 외신은 명작의 “잘못된 방향”을 28일(현지 시각) 일제히 타전했다.

문제의 그림은 1941년작 ‘뉴욕 시티1′<사진>으로, 빨강·파랑·노랑·검정의 접착 테이프가 화면에 교차해 기하학적 구성을 이룬다. 미완이고 서명도 없다. 그러나 몬드리안 전시를 기획하던 독일 큐레이터 수전 메이어뷰저(59)의 문제 제기에 따르면, 그림은 뒤집혀있다. 1944년 6월 미국 잡지 ‘타운 앤 컨트리’에 수록된 화가의 작업실 사진에서는 이 그림의 위아래가 반대이고, 파리 퐁피두센터에 전시된 같은 크기의 다른 ‘뉴욕 시티’ 연작은 그림 하단이 아닌 상단의 격자 무늬가 촘촘한 형태를 띤다는 것이다.

해당 주장이 옳다면, 1945년 뉴욕현대미술관(MoMA) 첫 전시 당시부터 누구도 ‘오류’를 눈치채지 못한 셈이다. 올해 몬드리안 탄생 150주년을 맞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대규모 전시가 29일 개막했지만, 이 그림은 여전히 거꾸로 걸려 있다. 갑자기 반대로 걸면 접착력이 약해진 테이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복된 세월은 “이제 작품 역사의 일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