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술 시장 규모가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국내 미술품 유통액이 1조 37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7.2% 성장했다”고 밝혔다. 경매·아트페어 매출액을 근거로 화랑별 매출액을 예측한 결과다. 다만 판매 결과가 실시간 노출되는 경매와 달리 다른 경로의 판매액은 증명이 어려워 정확한 수치라고 하기는 어렵다. 문체부는 “유통처 간 중복 매출액 등을 파악해 결과를 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아트페어 매출액 증가폭이 가장 컸다. 2022년 아트페어 매출액은 전년(1889억원)보다 59.8% 뛴 302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을 뜨겁게 달궜던 영국 아트페어 브랜드 ‘프리즈’ 매출액은 공개되지 않아 수치에 포함하지 않았다.
경매를 통한 판매액은 감소했다. 2022년 미술품 경매 낙찰 총액은 233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9% 떨어졌다. 하반기 세계적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체부는 “미술 시장의 성장세에도 법·제도 기반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미술진흥법이 조속 제정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른바 ‘미술진흥법’은 창작·기획·전시 등 인력 양성과 미술품 유통 질서를 위한 표준계약서 마련 등을 골자로 2021년 7월 발의됐으나 국회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