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의 이슈&북스] ‘조선의용군의 독립운동’
김원웅 광복회장이 이달 초 중국 전승절 때 주한 중국대사관에 축전을 보냈다. 축전에 ‘한국과 중국은 항일 반(反)파시즘 전쟁을 함께 치른 동지’라는 표현이 들어 있다.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인식이다. 대한민국의 뿌리인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마오쩌둥하고 손을 잡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마오쩌둥과 손을 잡은 건 좌익 계열의 조선의용군이다. 조선의용군이 1940년대 초 마오쩌둥의 팔로군(인민해방군의 전신)과 함께 항일투쟁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일제 패망 후 북한에 들어갔다가 6.25가 터지자 일본을 향해 겨눴던 총부리를 동족에게 겨눴다.
국사학자인 염인호 서울시립대 교수의 저서 ‘조선의용군의 독립운동’에 관련 내용이 소개돼 있다.
‘전투경험이 있는 조선의용군 출신 부대가 입북하여 북한 인민군 전력을 3분의 1 이상 증강시켜주었는데, 이는 김일성으로 하여금 남침 전쟁 도발 결심과 전쟁 승리의 확신을 심어준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고 한다.(중략) 1950년 6월25일 아침, 38선 남진 보병 21개 연대 가운데 47%인 10개 연대가 위의 만주 조선족 부대였다고 한다.(중략) 6·25 전쟁 참전은 동족 간의 전쟁에 참가한 것으로 조선의용군의 불명예라고 했다.’(‘조선의용군의 독립운동’ 351~352쪽)
해방 전 조선의용군이 아무리 항일투쟁하면 뭐하는가. 그들은 해방된 조국에서 남쪽 동포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눴다.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반민족 범죄행위가 아닐 수 없다. 거기에 힘을 보탠다고 마오쩌둥은 인민해방군을 참전시켰다. 그들은 조선의용군이 주축이 된 인민군과 함께 대한민국을 지도에서 없애려 했다. 이런 나라를 어떻게 동지라고 부를 수 있는가.
동지는 아니지만 이웃에 붙어 있어서 교류할 수밖에 없는 나라를 지칭하는 외교적 용어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다. 한국과 중국은 그 선을 넘을 수 없다. 그런데도 대한민국의 현 집권세력은 “중국과 동맹을 맺어서 안 될 이유가 뭐냐”느니, “대한민국은 동맹을 선택할 수 있다”느니 하며 자꾸 미국과 관계를 청산하고 중국에 붙을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중국에서 보면 “야, 이거 조금만 더 흔들면 우리 손아귀에 들어오겠구나”라고 판단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궁극적 목적은 대한민국을 옛날 조선처럼 중국 아래 거느리는 것이다. 그러려면 한미동맹을 허물어야 한다.
운동권 출신인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한미동맹은 냉전동맹”이라고 폄훼했다. 그러나 동맹은 지향하는 가치가 같은 사이여야 맺을 수 있다. 미 국무부가 이인영 장관의 말을 반박하며 “한미동맹은 안보협력을 넘어선다”는 말로 이점을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한국과 미국이 공유하는 가치로 ‘자유·민주·인권·법치’를 꼽았다. 이 중 어느 것도 중국과는 공유하는 게 없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중국과 동맹이 될 수 있는 나라는 자유도 없고 민주도 없고 인권·법치 모두 무시하는 북한이지 우리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지금 누리는 자유와 민주, 번영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중국인가, 미국인가. 그리고 우리 후손이 대대손손 그 가치를 누리려면 어느 나라와 손을 잡아야 하는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분명한 건, 중국은 답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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