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라면 문화부 책 담당 기자가 눈길 줄 책은 아닙니다. 제목은 ‘부동산 대폭로’(시대의창). 부제를 ‘누가 집값을 끌어올렸나’로 달았네요. 진짜 궁금하네요. 누가 이렇게 집값·전셋값을 올린 걸까요.
저자 김헌동(65)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운동본부 본부장은 명쾌하게 말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서울 아파트 값이 고작 14% 올랐다고 해명했다. 우리 계산은 52%였다. 관료가 통계를 조작하고 대통령과 국민을 속였다.” “정부가 23번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조작된 통계를 근거로 정책을 생산하고 결정했다.” “최근 전세가 상승은 전적으로 현 정부의 무능 탓이다.” “(그런데도) 집값 상승 책임을 과거 정부와 시민 탓으로 돌린다.”
김 본부장은 “노무현 정부가 임기 5년 동안 30번의 대책을 발표했지만 강남 등의 집값만 끌어올렸던 행적을 이 정부가 따라가고 있다”면서 “책을 통해 그들의 가면을 벗기고, 실태를 밝힐 것이다. 사실을 정확히 알고 분노하고 행동해야 할 때다”라고 썼습니다.
책에 따르면 부동산 값 상승으로 2000조원 불로소득이 발생했답니다. 매일 1000만원씩 흥청망청 써도 1조원 쓰려면 273년 걸립니다. 2000조원이라니, 하루 1000만원씩 54만6000년간 쓸 수 있는, 가늠조차 할 수 없는 돈이네요. 평등과 공정을 내세운 정부 아래서 “불평등과 격차가 더 심화되었다”고 김 본부장은 일갈합니다.
지금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글판’에 이런 글이 붙어있습니다. 시인과 촌장 노래 ‘풍경’의 가사입니다.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풍경'.
제발 제자리로 돌려놓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