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리타’ 바로 읽기
러시아 망명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를 최고의 영어 소설가 반열에 올린 걸작 롤리타를 다시 읽는다. 저자는 “어쩌면 소설 화자이자 성도착자인 험버트가 승리자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한다. 열두 살 롤리타는 그의 의도대로 조숙한 소녀이자 세속적 인물의 대명사가 되었기 때문. 현대 문화에서 변질되고 왜곡된 소녀 롤리타와 작품을, 작가의 의도대로 되살려야 한다. 권철근 지음,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 2만2000원.
인간교
가상의 미래로 진짜 현실을 풍자한다. SF 신예 작가의 첫 단편소설집. “로봇이 되고, 로봇처럼 사세요. 여기서 말하는 로봇은 인간이 만든 창조물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인간의 장점과 로봇의 장점을 모두 가진 새로운 지구의 주인을 말합니다.” 인간을 멸종시키고 지구를 차지한 AI 로봇들은 비밀스러운 종교 하나를 만든다. 자신들의 창조주였던 인간을 신(神)으로 모시는 종교가 필요해졌다. 이동륜 지음, 씨큐브, 1만5000원.
역사 속의 시간 시간 속의 역사
서양과 동양이 시간을 인지하고 시계와 달력을 발전시킨 역사를 따라가 본다. 서양에선 시계의 발달에 따라 근대적 사고와 합리주의가 생겨났다. 근대적 인간은 시간에 구속된다. 조선에서 역법은 권력의 상징이자 권한이었다. 길흉을 점치고 농사의 절기를 알려줬다. 불행히도 조선은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독자적인 역법을 드러낼 수 없었지만, 조선 기준 연월일시를 꼬박 백성에게 알렸다. 고석규 지음, 느낌이있는책, 1만7000원.
아이가 눈을 뜨기 전에
대만 문학 교수의 에세이. 두 아이 엄마로 사는 여정을 담았다. 결혼식 날 화려하게 치장한 자신의 낯선 몸을 들여다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아이를 낳는 몸의 감각을 세밀하게 파악해 기록했고, 아이를 양육하면서 체감한 희로애락을 생생히 묘사한다. 결혼과 임신, 출산과 육아를 통과한 여자는 말한다. “엄마가 된 뒤로 나는 정말 많은 눈물을, 많고도 많은 눈물을 흘렸다.” 리신룬 지음, 우디 옮김, 원더박스, 1만5800원.
논어의 재구성
공자의 가르침이 담긴 ‘논어’를 다룬 책은 많은데, 정작 논어의 가르침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심오해서 그렇다. 유교 경전의 기본이자 동양 사상의 정수이기에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다. 저자는 원문을 살리면서도,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도(道)’ ‘예(禮)’ ‘군자’ 등 12개 주제로 논어를 새롭게 구성했다. 공자와 논어를 말하며 바람직한 인간과 행복을 안내한다. 송병대 지음, 라이트하우스인, 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