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0억과 0’.
빌 게이츠는 신간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김영사)에서 두 가지 숫자를 강조한다. 인류가 매년 510억t씩 초과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2050년까지 제로(0)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인류가 대응하지 못하면 2100년에는 지난해 코로나로 숨진 사람의 5배가 기후 재앙으로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한다. 2020년 전 세계 인구 10만명당 코로나로 14명이 사망했는데, 2100년에는 10만명당 75명이 기후변화에 따르는 자연재난과 기근 등으로 숨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책은 기후 재앙이 닥친 미래를 전망하고, 제로(탄소 중립)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설명한다. 지구 평균 기온이 2도 오르면 척추동물 서식 범위는 8%, 식물 서식 범위는 16%, 곤충 서식 범위는 18% 줄어든다. 남유럽 밀·옥수수 생산량은 반 토막 난다. 해수온 상승으로 산호초도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 지난 10년간 기후변화 연구에 집중하면서 읽었던 책들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논지를 전개한다.
게이츠는 이를 막기 위해 원자력·태양광·풍력 등을 이용해 친환경 전기 생산량을 늘리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농축산업 혁신을 이뤄내고, 철강과 시멘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한 정부, 민간 기업, 개인 차원의 실천 수칙도 제시한다. 그는 ‘제로’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의 세 번째 책으로 내일(16일) 세계 각국에서 동시 출간된다. 앞서 쓴 책 두 권은 인터넷과 정보통신 혁명 시대를 다룬 ‘미래로 가는 길'(1995년)과 ‘생각의 속도'(1999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