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한 날들을 위한 철학|프랑크 마르텔라 지음|성원 옮김|어크로스|256쪽|1만5000원
어느 날 갑자기 삶이 무의미하게 느껴진다면 이 책을 펴보면 좋겠다. 핀란드 철학자이자 지난해 ‘세계 행복 보고서’ 집필에 참여한 저자는, ‘인생의 의미’라는 개념이 실은 근대에 탄생한 ‘발명품’이란 사실을 밝힌다. 과학 혁명으로 중세의 종교적 세계관이 위협받으면서 인간이란 존재의 목적을 드러낼 새로운 세계관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19세기 작가 토머스 칼라일의 ‘의상 철학’에 첫 등장한 이 표현이 독일 낭만주의와 결합하면서 “인생에는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당위에 집착하게 됐다는 얘기다.
해결책은 이렇다. “‘인생의 의미'가 아니라 ‘인생 안에서의 의미’를 찾아라.” 외부에서 부여된 목표에 맞춰 의미를 따지지 말고,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느낌을 안겨주는 무언가를 찾아내는 경험을 하라는 것. 예를 들어 모차르트의 주피터 교향곡이나 세잔 그림의 멋진 사과, 근사한 식당의 게 요리 같은 것들. “인생은 성패가 좌우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그저 펼쳐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