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노동자에서 소설가 된 김동식
책이 수면제라는 편견을 깨 준 소설 5
지난 3월 ‘김동식 소설집’ 10권을 완간한 김동식(36) 작가는 5년 전까지만 해도 공장밥을 먹었다. 서울 성수동 아연 주물공장에서 10년 이상 일했다. 그는 2016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창작 소설을 올리기 시작했고, 2017년 단편소설집 ‘회색 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13일의 김남우' 3권을 동시 출간하며 데뷔했다. 중학교를 중퇴한 그는 소설집을 낸 이때까지도 끝까지 읽은 책이 10권이 채 안 됐다. 책은 수면제였다. 소설 한 권이 그 생각을 바꿨다.
제목 | 작가 | 장르 |
악의 | 히가시노 게이고 | 미스터리 |
일곱 번째 방 | 오츠 이치 | 미스터리 |
당신 인생의 이야기 | 테드 창 | SF |
디오게네스 변주곡 | 찬호께이 | 미스터리 |
진흙발의 오르페우스 | 필립 K 딕 | SF |
나는 책에 편견이 있었다. ‘책은 펼치면 졸리고, 똑똑한 사람들만 보는 재미없는 콘텐츠다. 나 같은 저학력 공장 노동자는 책 같은 거 안 본다’라고 말이다. 심지어 내 책이 나온 그 순간에도 평생 읽은 책이 열 권이 안 되던 사람이었으니 말 다 했다. 이런 내 편견을 깨 준 첫 책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악의’(현대문학)다. 독자의 선물로 어쩔 수 없이 읽게 되었는데, 앉은자리에서 네 시간 동안 꼼짝도 안 하고 완독했다. 책이 영화보다 재미있을 줄이야.
이 사실을 평생 모르고 살았다는 게 억울했다. 책은 똑똑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영화나 드라마 보듯 즐길 수 있는 대중매체의 하나였다. 혹시 나와 같았던 분께 이 책들을 추천한다. 인생은 즐길 매체를 하나씩 늘릴 때마다 차곡차곡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