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미술관’ 외

●벌거벗은 미술관(양정무 지음)=순백색의 대리석 조각은 제작 당시에는 총천연색으로 칠해져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서양미술 초상화 속 등장인물이 근엄한 표정을 짓는 데는 철학적 이유가 있다. 미술관 문턱을 낮춰주는 반전 가득한 이야기들. 창비, 1만8000원.

●질병과 함께 춤을(조한진희 엮음)=아픈 것도 서러운데 아프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푸대접받으며 살 수는 없다. 각각 난소낭종, 조현병, 척수성근위축증, 류머티즘을 안고 사는 여성 저자들이 ‘잘 아플 권리’를 이야기한다. 푸른숲, 1만6000원.

●조선의 위기 대응 노트(김준태 지음)=20가지 역사적 사건을 통해 조선 리더들의 위기 대응법을 분석한다. 세종은 일종의 ‘부동산세’인 공법을 개혁하기에 앞서 여론조사부터 진행했다. 시대는 변해도 위기 대응의 본질은 같다. 민음사, 1만6000원.

●보험, 아는 만큼 요긴하다(전혜영 지음)=2000일 동안 보험 업계를 취재한 기자가 ‘연령대별 추천해도 욕먹지 않을 보험’ ‘보험나이 계산법’ ‘가전제품 수리비용 특약’ 등 기기묘묘한 보험의 세계를 안내한다. 시그니처, 1만8000원.

●서방견문록(모리스 로사비 지음)=마르코 폴로가 동방으로 떠났을 때, 중국에서 유럽으로 간 사람이 있었다. 쿠빌라이 칸의 특사로 바그다드를 거쳐 파리를 다녀온 그의 눈에 비친 서방 모습이 펼쳐진다. 사회평론아카데미, 1만8000원.

●아처(파울로 코엘료 소설)=활쏘기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이방인이 전설적인 명궁을 찾아 대결을 벌인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연금술사’의 저자가 궁도(弓道)를 소재로 마음 수련법을 이야기한다. 문학동네, 1만4000원.

●커피 세계사+한국 가배사(이길상 지음)=아인슈페너는 ‘한 마리 말이 끄는 마차’란 뜻, 마부들이 추운 겨울에 손님을 기다리며 마신 커피에서 유래했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준비하다가 커피 역사를 공부하게 된 교육학 박사가 풀어낸 커피 인문학. 푸른역사, 2만원.

●에밀리와 카를로(마티 로즈 피글리 글·캐서린 스톡 그림)=평생을 은둔했던 시인 에밀리 디킨슨이 털북숭이 강아지를 만나며 활기를 찾는 과정을 보여주는 그림 동화. 미국 뉴잉글랜드 지역의 풍경을 옮긴 수채화가 따스하다. 문학과지성사,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