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지브리 스튜디오에선 무슨 일이?

지브리 스튜디오에선 무슨 일이?|마이클 리더·제이크 커닝햄 지음|송보라 옮김|애플트리태일즈|192쪽|2만3000원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1997년작 ‘모노노케 히메’를 미국에 배급하기 위한 협상 때였다. 미국에서는 133분짜리 애니메이션을 90분으로 줄이고 싶어했다. 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의 스튜디오 지브리 제작자는 미국 측에 사무라이 검의 모사품을 선물하면서 이렇게 영어로 말했다. “모노노케 히메, 노 컷(No cut)!” 이 스튜디오의 고집스러운 장인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일화다.

영국 작가이자 방송인들이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24편에 얽힌 이야기와 감상 후기를 정리한 책이다. 지브리는 사하라사막의 열풍(熱風)이자 이탈리아 군용기의 이름에서 따온 이름. 발음으로는 ‘기블리’가 맞지만 지브리로 굳어졌다. 생태주의·반전(反戰)주의·인류애를 강조하는 이 스튜디오의 작품 세계를 일별하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후반으로 갈수록 후계자 양성과 세대교체에 대한 고민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