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에 대한 명상

벤저민 A. 워캐프트 지음|방진이 옮김|돌베개|444쪽|2만원

그리스 신화 속 프로메테우스는 사람에게 불을 건넨 존재로 유명하다. 그러나 그가 불 이전에 살코기를 먼저 훔쳐 전해줬다는 내용은 덜 알려졌다. 고인류학계는 “육식이 인간을 만들었다”고 한다. 불에 앞서 고기가 있었다.

그런 고기의 위상은 예전 같지 않다. 쇠고기는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고 난타당하고, 육식은 비윤리적이라고 공격하는 채식주의자도 늘고 있다. 실험실에서 줄기세포를 분화시켜 만드는 ‘배양 고기’는 환경 문제와 윤리적 딜레마를 동시에 해결할 대안으로 꼽힌다. 식물성 인조 고기보다 맛도 진짜 고기에 가깝다. 사학(史學) 박사인 저자는 2013년부터 5년 이상 배양 고기 개발을 취재하며 ‘육식이란 무엇인가’를 탐구했다. ‘인육을 배양해 먹는다면 식인(食人)인가’ ‘배양 고기는 법적으로 고기인가’ 같은 질문이 이어진다. ‘육식은 윤리적이지 않다’는 단순한 논리에서 벗어나, 인문학적 관점에서 육식을 고찰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