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멍이 탐정과 사라진 케이크 | 카테리나 고렐리크 지음·그림 | 김여진 옮김 | 토토북 | 40쪽 | 1만3000원
“거위 부인, 화가 많이 나셨네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복슬복슬 붉은 털 ‘밥’과 긴 귀가 깜찍한 ‘피트’는 단짝 멍멍이 탐정. 해수욕장에서 열리는 생일 파티에 초대받았는데, 도착하니 생일 케이크를 누군가 먼저 먹어치워 부스러기만 남았다. ‘꽥꽥’ 난리가 난 생일 파티의 주인공 거위 부인을 달래며 꼬마 탐정들이 말한다. “걱정 마세요. 최고의 탐정들이 여기 있잖아요!” 단서는 현장에서 발견된 작은 이빨 조각 하나. 탐정 친구들이 해수욕장 주변의 동물들을 하나하나 만나며 범인을 찾기 시작한다.
탐정들의 흥미진진한 사건 추리라는 이야기 얼개 속에 동물들의 치아에 관한 깨알 정보를 담은 독특한 그림책. 달팽이 부인은 세상에서 가장 많은 2만5000여 개의 이빨을 가졌지만 “그 속도로 케이크를 다 먹으려면 일주일도 더 걸릴 테니” 가장 먼저 용의선상에서 제외된다.
100개의 작은 이가 입 안에 빼곡한 아르마딜로 아저씨와 한 번 물면 놓칠 줄 모르는 근사하게 휘어진 80개의 이를 가진 악어 부인도 범인은 아닌 것 같다. 예의바른 코끼리 아저씨, 뭐든 통째로 삼키는 하마 부인, 신선한 잎사귀만 먹는 기린 아저씨, 유리처럼 잘 깨지는 독니를 가진 독사 부인이 차례차례 혐의를 벗는다. 그리고 탐정 추리 소설이 언제나 그렇듯, 범인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뜻밖의 동물이다.
만화처럼 익살스러운 몽타주의 초대 손님 명단은 이 사건의 용의자 목록이자 동물의 치아에 관한 교육 자료. 책장이 술술 넘어가도록 그림체는 정겹고 색감도 따뜻하다. 지난해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중 한 명으로 선정됐던 러시아 작가 카테리나 고렐리크는 그림책 작가로는 드문 변호사 경력자답게 재미와 정보를 꼼꼼히 채워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