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발레 클래스 | 정옥희 지음 | 플로어웍스 | 240쪽 | 1만3500원
무대 위 발레 무용수들의 빛나는 동작 하나하나는 매일 연습실에서 같은 동작을 반복하며 흘린 땀과 눈물을 먹고 피어난 꽃이다.
간결하고 아름다운 인사 ‘레베랑스’로 시작해, 바를 잡고 단순한 동작을 쪼개 반복하는 ‘바 워크’, 그 동작들을 역동적으로 연결하는 ‘센터 워크’를 거쳐 특화된 기술을 단련하고 나면 연습은 다시 ‘레베랑스’로 마무리된다. 엄마 배 속의 아기가 열 달간 생명체의 진화 과정을 되짚어 자라듯, 무용수에게 매일의 발레 클래스는 이 아름다운 춤의 역사를 압축해 몸에 새기는 의식이다.
저자는 미문(美文)의 평론과 해박한 무용사 지식으로 잘 알려진 발레리나 출신 발레 연구자. 르네상스기 귀족 예절 교육으로 시작돼 춤 잘 추는 왕 루이 14세가 표준화한 시스템을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현재의 발레 클래스를 만든 역사와 인물들 이야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발레 교양 입문서 시리즈 ‘더 발레 클래스’ 중 한 권. 과학자가 보는 발레 ‘물리의 쁠리에’, 무대 의상 디자이너의 발레 의상 이야기 ‘튜튜, 욕망을 입다’가 함께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