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읽기: 역사와 문헌 | 크리스틴 헤이스 지음 | 김성웅 옮김 | 문학동네 | 653쪽 | 2만9000원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라 (출애굽기 20장 17절)”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 (출애굽기 20장 12절)”

많은 사람이 모세를 통해 전해졌다는 이 ‘십계명’이 성경의 가르침이자 절대적 율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예일대 종교학 교수인 저자는 구약성경엔 하나의 일관된 메시지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구약을 이루는 24권의 책은 약 1000년에 걸쳐 만들어진 ‘문집’이기 때문에 내용들 사이에 변주와 충돌이 있다는 것이다. ‘출애굽기’ 20장 5절에선 죄에 대한 여호와의 처벌이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로 삼사 대까지 이를 것”이라고 되어있지만, 모세가 가나안 땅에서 설파한 율법인 ‘신명기’ 7장 9~10절에선 “여호와는 그를 미워하는 사람에게 보응한다”고 적힌 것이 대표적인 예. 저자는 “십계명은 후대에 이르러 그 종교적 권위를 얻은 것”이라 말한다.

성경 구절이 형성된 역사적, 문화적 맥락을 설명하는 책이다. 현대의 성경 연구 방법론을 소개하고, 고대 근동 신화와 구약성경 간의 유사성과 상이성을 살펴보며 고대 이스라엘의 문화와 사상을 탐구한다. 교인이 아니더라도 구약성경을 통해 서구 문명의 형성 과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