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히 제목에 끌려 집어들게 되는 책이 있습니다. 이번 주 신간 ‘반드시 끝내는 힘’(비즈니스북스)이 그렇습니다. 행동과학자 아옐릿 피시배크 시카고대학교 부스 경영대학원 석좌교수가 쓴 책으로 원제는 ‘Get It Done(끝내다)’입니다.
이런 질문 들어보신 적 있을 겁니다. “물이 반쯤 들어 있는 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긍정의 힘을 강조할 때 자주 사용되는 예시로 ‘물이 반이나 채워져 있네’라고 답하는 사람을 낙관주의자, ‘물이 반밖에 없네’라고 생각한다는 사람을 비관주의자라 규정하죠.
그렇지만 이 책은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사람들의 성취동기를 분석하는 동기과학에 따르면 ‘물이 반쯤 찼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자신이 해온 일들을 떠올릴 때 나아갈 힘을 얻는답니다. 반대로 ‘반쯤 비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앞으로 해야 하거나 자신이 하지 못한 일을 염두에 둘 때 더욱 힘을 내게 된다고 하네요. “성취한 것에 초점을 두어 몰입을 높일 것인지, 성취하지 못한 것에 초점을 두어 동기를 높일 것인지 중 무엇이 최고의 선택인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둘 중 나은 전략을 찾기보다 언제 어떤 전략을 사용할지가 더 중요하다.”
책에 따르면 몰입이 필요한 초보자는 ‘물이 반쯤 찬 컵’에 동기부여가 되고, 전문가는 자신이 하지 못한 일에 초점을 둘 때 동기를 더욱 잘 유지할 수 있으므로 ‘물이 반쯤 빈 컵’을 바라본다고 하네요. 여기서 질문 하나. 마감을 앞둔 서평 담당 기자가 책을 끝까지 읽어내는 데 동기를 부여할 관점은? ‘반이나 읽었네’와 ‘반밖에 못 읽었네’ 중 과연 어느 쪽일까요? 곽아람 Books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