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마음을 읽는 법
김성우 지음|생각의 힘|572쪽|2만2000원
“The world is full of sorrow.”(세계는 슬픔으로 가득하다.) “We want a better world.”(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원한다.)
‘world’라는 단어가 공통적으로 쓰였지만 앞문장엔 정관사 the가, 뒤엔 부정관사 a가 붙었다. 왜 그럴까? 응용언어학자인 저자는 “일상에서 ‘세계’라고 말할 땐 보통 ‘the world’로 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유일하며 특정한 것이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반면 뒤 문장의 ‘world’는 ‘가능성으로서의 세계’. “세계는 하나의 총체이지만 가능성으로서의 세계는 무한히 열려 있다. 그중 하나가 ‘a world’다.”
영어 공부를 하며 문법의 정확성과 발음의 유창함에 치중하는 것보다 영어가 모국어인 이들의 ‘의식’을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언어는 본래 삶에 복무했고, 말에도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영어 점수 올리는 비법이 아니라 외국어 학습의 ‘태도’를 일깨우는 책. “’스펙’을 추구하는 학습자이기 전에 세계 안에서 타자와 공존하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