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한텐 나를 트레이닝하는 대가로 월급을 주는 게 아냐. 다른 녀석들을 맡지 말라고 주는 거지.”

마이클 조던으로부터 이런 찬사를 받은 인물이 있다. 그는 무명의 트레이너 시절, 마이클 조던과 면접을 거쳐 딱 30일 동안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기회를 얻었고, 그 후 조던이 은퇴하기까지 15년을 같이 일했다. 세계 최고의 스포츠 선수, 사업가, 그리고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그의 코칭을 받고자 시카고로 찾아온다.

멘털 코치 팀 그로버가 2013년에 쓴 책이 뒤늦게 한국에 나왔다. 제목은 ‘멘탈리티’(푸른숲). 그로버는 인재의 유형을 세 가지로 나눈다. ‘쿨러(cooler)’는 좋은 인재, ‘클로저(closer)’는 탁월한 인재, ‘클리너(cleaner)’는 불굴의 승부사다. 쿨러는 때때로 굉장한 시합을 펼치고, 클로저는 때때로 굉장한 시즌을 보내지만, 클리너는 커리어 전체가 전설로 남는다. 쿨러는 스포트라이트를 원하지만 막상 기회가 오면 어려워하고, 클로저는 자신이 리더임을 드러내고자 앞으로 나서지만, 클리너는 다들 누가 진짜 리더인지 알기 때문에 굳이 앞에 나설 필요가 없다.

목차는 (모든 판을 싹 쓸어 버리는) 클리너들이 가진 공통분모 13가지로 구성된다. 다 읽고 훑어보니 ‘몰입 상태로 빠져들어 모든 소음을 차단한다’ ‘비상사태가 터졌을 때 모두가 의지하는 사람이다’ ‘누구를 믿어야 할지 안다’ ‘사랑받기보다 두려운 존재가 되길 원한다’ 항목에 유독 줄이 많이 그여 있었다.

그런데 더 높은 곳에 도달하기 위해 악착같이 일하며, 그 대가로 어떤 희생이든 감내하는 인생이 꼭 좋은 것일까? 이런 의문을 가진 분에게는 현재 진행 중인 카타르 월드컵으로 답하고 싶다. 왜 우리는 손흥민에게, 메시에게, 음바페에게 열광하는가. 한국 대표팀의 시합 하나에 나라가 들썩이고, 누가 우승팀이 될지 예측하며 두근거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클리너에게 매혹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불가능해 보이던 것을 가능하게 만들고, 보는 이의 심장을 뛰게 한다. 모두가 클리너가 될 수도 없고 될 필요도 없지만, 누군가는 편안함을 박차고 일어나 자신의 일을 정면으로 마주하러 나간다. 그리고 새로운 클리너가 탄생한다. 이 책의 타깃 독자는 바로 이 사람들이다.

박소령·퍼블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