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읽는 세계사

캐스린 페트라스·로스 페트라스 지음|박지선 옮김|376쪽|다산초당|1만9800원

“16세기의 종교개혁은 변기 위에서 시작됐다”고 이 책의 저자들은 주장한다. 종교개혁을 주창한 마르틴 루터(1483~1546)가 심한 변비로 고생했기 때문. 실제로 20세기 일부 프로이트 학자는 “루터의 가득 찬 장(腸)이 종교개혁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했다. “변비로 고통스러워하던 남자가 가톨릭의 권위에 맞서는 데서 위안을 찾았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남매로, ‘지대넓얕’유의 책을 함께 써 미국서 490만부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번엔 ‘몸’을 키워드로 세계사를 풀어낸다.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더 낮았어도 세계 형세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는 파스칼의 말에 착안했다. 노예해방을 지지한 조지 워싱턴이 정작 자기 틀니는 노예 치아를 뽑아 만들었다는 이야기, 헨리 8세의 두 번째 아내 앤 불린이 교수형 당한 후 심장만 따로 묻혔을 가능성 등을 소개한다. 가벼우면서 흥미진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