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집중력
요한 하리 지음 |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464쪽 | 1만8800원
‘앉은 자리에서 책 한 권은 물론, 드라마 한 편 집중해 보는 것도 어렵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집중력의 위기는 전 세계적 현상이다. 미국의 10대들은 한 가지 일에 65초 이상 집중하지 못한다. 직장인들의 평균 집중 시간은 단 3분에 불과하다고 한다. 스마트폰만 자꾸 보는 우리 개인의 탓일까?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요한 하리는 집중력 위기의 원인을 파헤치기 위해 미국·영국 등 전 세계의 뇌과학자, 물리학자, 수의학자 등 전문가 250명을 인터뷰한다. 그리고 낸 결론은 “우리 탓이 아니다, 우리가 집중력을 ‘도둑맞고’ 있다”는 것이다.
집중력이 짧아지는 것은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비만과 같은 새로운 사회적 유행병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정크푸드가 쏟아지는 식품 공급 구조와 운동할 시간도 부족한 바쁜 생활 방식이 비만율 증가를 불러왔다. 이와 마찬가지로 집중력 위기도 현대사회 시스템이 만들어낸 유행병이라는 것이다.
현대사회의 빠른 흐름 속에서 여러 일을 한꺼번에 처리해야 하는 ‘멀티태스킹’에 대한 요구가 늘었다는 점, 수면 시간이 줄었다는 점 등을 구조적 원인으로 지목한다. 알고리즘 같은 기술로 우리의 주의력을 약탈해가는 테크 기업들도 문제다. 저자는 집중력 위기가 사회 전체의 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후문제 등 심각한 글로벌 문제들은 장기적으로 집중력을 발휘해야만 해결될 수 있는데, 지도자와 시민들이 집중력이 없는 사회는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