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는 그보다 명석한 사람을 본 적이 없으며 삼고초려 끝에 자신이 미국에 설립한 투자 회사 채용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만약 당신이 20세라면 이 책에 나온 모든 조언을 수용하고 50세 이상이라면 당신의 20세 아이에게 이 책을 선물하라고 추천사를 적은 투자자도 있다. 모건 하우절은 오늘날 금융 저널리즘 분야에서 높은 인기와 존경받는 평판을 동시에 갖춘 드문 작가다.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를 거쳐 지금은 벤처캐피털 파트너로서 꾸준히 글을 쓰고, 본인의 이름을 내건 팟캐스트도 진행한다.

하우절은 2008년 미국 금융 위기가 시작되던 시기부터 글을 썼다. 금융 위기가 도대체 왜 발생했는지에 대해 10년 이상 천착해 온 끝에 그가 내린 흥미로운 결론은 금융 위기는 심리학과 역사라는 렌즈를 통해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금융은 수학과 공식, 데이터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금융은 소프트 스킬의 세계이며 아는 것보다 행동이 더 중요하다.

“역사가 반복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반복하는 것이다”라는 철학자 볼테르의 말을 인용하여, 하우절은 사람들이 돈에 대해 잘못된 의사 결정을 하게 만드는 20가지 행동 원인에 관한 블로그를 운영했고,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돈의 심리학’(인플루엔셜)은 블로그를 발전시켜 2020년에 나온 책으로, 금융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다루는 데도 술술 읽히는 스무 가지 이야기로 독자의 시간을 마법같이 사로잡는다. ‘소설가의 기술을 가진 금융 작가’라는 평가가 결코 과장이 아니다.

하우절은 오랫동안 살아남는 능력이 투자든 사업이든 커리어든 가장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강조한다. 복리의 힘은 높은 수익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적당한 수익률을 중단없이 최대한 길게 유지하기만 한다면 결국엔 승리하며, 따라서 어떤 상황에서든 생존하는 것이야말로 전략의 핵심이다. 지난 10년간 많은 돈이 시장에 풀렸다가 일시에 거둬들여지면서 혼돈이 계속되는 요즘이지만,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어서 끝내 승리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진 이들에게 지혜를 선물하는 책이다. 올해 11월 그의 두번째 책 ‘Same As Ever’가 나온다는 소식도 기억해두면 좋을 정보다.

박소령·퍼블리 대표